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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야릇한 팻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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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커제 九단 / 黑 박정환 九단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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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보>(118~137)=중국 바둑계에서 역대 최고의 풍운아 한 명을 꼽는다면 단연코 커제일 것이다. 이세돌에 이어 알파고의 2차 상대역을 맡으면서 숱한 어록을 남겼다. 한때는 특유의 독설로 한국에 안티 팬을 양산하기도 했다. 중국 톱 랭커 자리를 만 3년 넘게 지키고 있지만, 국제대회서 부진할 때면 어김없이 학업 병행(칭화대 재학 중)이 비판대에 오르곤 한다.

118로 따내 본격적으로 패싸움이 시작됐다. 관전자에겐 목숨이 걸린 흑의 위기로 보이는데 박정환의 표정은 여유롭다. 살겠다는 팻감이 넉넉하다고 보고있다는 뜻. 백도 쉽지만은 않은 듯, 119 때 120으로 차단하는 데 12분이나 걸렸다. 122는 123을 불러 얼핏 손해 팻감처럼 보이지만, 이곳을 흑에게 당하면 거꾸로 중앙 백이 끊겨 난처해진다.

흑도 123으로 받지 않고 참고도 1로 패를 해소하는 것이 선수(先手) 아닐까. 하지만 백 대마는 손을 빼 2의 요소를 차지하고도 6~12로 살아가는 묘수순을 준비하고 있다. 쌍방 장고(長考)를 교환하는 가운데 지루한 패싸움이 이어지더니 갑자기 137의 야릇한 팻감이 등장했다. 백이 ▲에 이어 패를 해소하면 흑이 견딜 수 있을까? (121 127 133…▲, 124 130 136…118)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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