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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특별심판 앞 허웅 판정승, 형만한 아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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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올스타전 '팀 허웅' 승리

3점슛 콘테스트도 허웅이 앞서

"김선형 등 형들이 밀어준 덕분"

허웅 팬클럽 쌀 1638㎏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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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에서 특별심판으로 나선 허재가 팁 오프하자 허웅(왼쪽)과 허훈이 다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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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별들의 잔치’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린 대구체육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전국에서 온 여성팬들로 북적였다. 입구에는 원주 DB 허웅의 팬클럽이 준비한 쌀 포대가 쌓여 있었다. ‘KBL 수퍼스타. 지금은 허웅의 시대’란 문구와 함께 쌀 ‘1638.50㎏’를 기부한다는 내용이었다. 허웅의 올스타 득표수(16만3850표)에 맞춘 쌀 무게다. 수원 KT 허훈의 팬클럽도 쌀 1톤 기부했다. 김소담(19)씨는 “허웅 선수를 보려고 서울에서 아침 기차 타고 내려왔다”고 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코로나19 여파로 2년 만에 개최됐고, 대구에서는 처음 열렸다. 코로나19 탓에 육성 응원이 불가능한데도 3300명 만원 관중이 꽉 들어찼다. 오랜만에 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느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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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체육관 입구 앞에 쌓여있는 허웅 팬클럽이 기부한 쌀 포대.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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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체육관 앞에 놓인 허훈 팬클럽이 기부한 쌀. 허훈 팬클럽은 허훈 이름으로 쌀 1톤을 기부했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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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는 ‘팀 허웅’이‘팀 허훈’이 120-117로 승리했다. 앞서 올스타 팬투표 1, 2위 허웅과 허훈이 11명씩 자기 팀을 뽑았다.

형제는 선수 소개 시간부터 경쟁을 펼쳤다. 허훈은 본인을 빼닮은 영화 주토피아의 ‘나무늘보’ 복장으로 느리게 춤을 췄다. 이에 질세라 허웅은 이온음료 광고 음악에 맞춰 애교를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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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심판으로 깜짝 등장한 허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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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허재는 심판복을 입고 ‘특별심판’으로 깜짝 등장했다. 팁오프부터 형제가 티격태격하자 허재가 주의를 줬다. 허재는 두 아들을 향해 파울을 단호하게 불었다. 허재가 허훈의 트래블링을 지적하자 허훈은 억울하다고 항의했다. 허재는 3분도 안 돼 허웅에게 파울 2개를 선언해 관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허재는 1쿼터 5분여를 남기고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호소했다. 허웅은 “아버지가 있으면 경기에서 진다”며 허재를 코트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2쿼터 도중 갑자기 영화 ‘오징어 게임’처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육성이 흘러나왔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멈춘 가운데 아이솔레이션이 펼쳐졌고, 허웅이 허훈을 제치고 골밑슛을 넣었다. 3쿼터에 허훈이 허웅에게 파울을 얻어낸 뒤 양팔 근육을 자랑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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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에서 형 허웅을 앞에 두고 돌파를 시도하는 허훈(오른쪽).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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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승1패로 호각세다. 이날 올스타전에선 허웅이 21점, 허훈이 22점을 넣었다. 경기 결과에선 허웅이 판정승을 거뒀다. 허웅은 4쿼터 108-102에서 허훈의 블록슛을 피해 3점 슛을 꽂았다. 또 113-111로 쫓긴 2분23초 전 또 3점 슛을 성공했다. 반면 허훈은 마지막 슛 찬스를 놓쳤다. 최우수선수(MVP)는 71표 중 62표를 받은 허웅에게 돌아갔다.

3점 슛 콘테스트에서도 형만 한 아우는 없었다. 허웅은 17점으로 예선 1위에 올랐다. 한 발 물러서며 던지는 스텝백도 선보이는 여유도 부렸다. 반면 허훈은 8점에 그쳐 예선 탈락했다. 4강을 거쳐 결승에 오른 허웅은 이관희(LG)에 졌다.

올스타전답게 유쾌하고 재미있는 장면도 많이 연출됐다. 허훈은 양홍석(KT) 등과 ‘엑소의 러브샷’, 허웅은 김선형(SK) 등과 2PM의 ‘우리집’에 맞춰 춤을 췄다. 선수 전원이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 유행곡 ‘헤이 마마’ 춤을 다 같이 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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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 복장으로 덩크슛 콘테스트에 나선 KT 하윤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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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슛 콘테스트에서는 별명이 ‘베이비 헐크’인 하윤기(23·KT)가 셔츠를 찢고 초록색 ‘헐크’ 복장으로 나타났다. 공을 풍차처럼 휘돌려서 꽂는 ‘윈드밀 덩크’를 터트려 국내선수 우승을 차지했다. 번외 선수로 참가한 여준석(20·고려대)은 ‘용산고 선배’ 허재가 띄운 공을 백덩크슛으로 마무리했다. 외국인 선수 덩크왕은 오마리 스펠맨(KGC)에게 돌아갔다.

경기 후 허웅은 “선형이 형 등 제가 정말 좋아하는 형들이 밀어줘 MVP를 받은 것 같다. 팬 투표 일일차부터 팬들의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서, MVP를 못 받았다면 죄송했을 것”이라며 “24명 선수가 새벽 6시부터 일어나 10시까지 춤연습을 했다. 다음에는 KBL에서 스케줄 조정을 해줬으면 좋겠다. 3쿼터하다가 잘 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국농구가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많이 사랑해주시면 책임감을 갖고 보답하겠다”고 했다.

허훈은 “마지막에 3점 차로 지고 있을 때 던진 슛이 맞고 나왔다. 친형이지만 선수로서 좋은 활약을 펼쳐 MVP를 받겠다고 생각했다. 집안에 좋은 일”이라고 했다. 특별심판을 본 허재에 대해 허훈은 “아버지가 너무 짧게 봤다. 다 불어버리니까 당황스러웠다. 팬들을 즐겁게 하는 이벤트 중 하나였다. 그리고 아버지는 심판 재능이 없다”며 웃었다.

대구=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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