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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기저효과 걷어내면, 일자리 성적표 ‘평균 이하’…홍남기 또 “고용 회복” 자화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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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서울 종로의 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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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36만9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5%로, 2020년보다 0.6%포인트(P) 상승했다. 실업률 역시 1년 전보다 0.3%P 낮은 3.7%를 기록하며 고용 시장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셜미디어(SNS)에 이 내용을 전하며 “청년층 지표 개선이 두드러진 가운데 연령별 고용 상황이 모두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작년 국내 고용이 개선 흐름을 보인 건 맞지만, 문제는 비교 대상이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충격에 전 세계 경제가 휘청인 2020년이라는 점이다. 직전 연도 기저효과를 걷어내고 그 이전과 비교해보면 지난해 고용률(60.5%)은 2019년(60.9%)이나 2018년(60.7%) 지표를 여전히 밑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고용률이 늘어난 연령대는 60세 이상 노인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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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서울의 한 고용지원센터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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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저효과 빼고 보면 고용 평균치 밑돌아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취업자 수는 2727만3000명으로, 2020년보다 36만9000명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8.5%)과 운수·창고업(7.0%) 등에서 고용이 늘었고, 상용 근로자는 36만6000명 증가했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62.8%로 0.3%P 상승했고, 실업자는 7만1000명 감소했다.

작년 고용 수치가 전반적으로 좋게 뽑힌 건 정부가 ‘전년 대비’ 통계 위주로 제공해서다. 코로나19 충격이 극심했던 2020년과 비교하면 2021년 지표는 대체로 좋을 수밖에 없다. 가령 작년 경제활동 참가율(62.8%)을 전년도와 비교하면 개선됐지만, 63%를 꾸준히 상회한 2017~2019년과 비교하면 예년 수준을 밑돈다. 지난해 비(非)경제활동인구(1677만명)도 2020년보다는 줄었으나 이전 연도들에 비하면 여전히 많은 국민이 경제활동에서 밀려난 상태다.

작년 고용률(60.5%)도 마찬가지다. 2020년 고용률(60.1%) 대비로는 상승했으나 그 전년도인 2019년(60.9%)과 나란히 놓고 보면 ‘고용 시장 회복’을 외치기에는 시기상조다. 특히 고용률을 연령별로 구분해서 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고용률이 꾸준히 늘어난 연령대는 60세 이상뿐인 사실이 확인된다. 60세 이상 고용률은 2017년 39.9%에서 2018년 40.1%, 2019년 41.5%, 2020년 42.4%, 지난해 42.9%를 기록했다.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공공 일자리의 수혜를 본 영향이다. 나머지 20~50대의 작년 고용률은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도 이런 현실을 의식한 듯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시장이 받은 충격은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와 금융 위기 때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공 국장은 “2021년은 그 충격을 회복하면서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기 때문에 완벽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며 “대면 서비스업 등은 여전히 힘든 측면이 강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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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2일 오전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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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남기는 SNS에 자화자찬 일색 온도 차

하지만 동일한 경제 지표를 해석하는 홍 부총리의 태도는 통계청과 180도 달랐다. 통계청 발표 직후 홍 부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1년 연간 취업자 수가 2014년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연간 15~64세 고용률도 큰 폭으로 회복됐고, 실업률은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적었다.

또 홍 부총리는 “전 연령층의 연간 고용률이 상승했고, 작년 12월 20대·30대·50대의 상승폭은 2021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고용의 내용 측면에서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방역 위기 피해가 컸던 부문이 회복 조짐을 보인다는 글도 적었다. 그는 “12월 숙박·음식업이 증가 전환했고, 도소매업은 감소폭이 줄었다”며 “작년 7월 이후 감소폭이 꾸준히 축소되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37개월 만에 증가했다”고 했다. 그러나 브리핑을 진행한 공미숙 국장은 이에 대해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세종=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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