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서 46개 법안 처리
종편은 대선 후보자 연설, 초청 토론회, 선거광고 방영 가능
정당가입 연령 18세→16세로… ‘반도체 특별법’도 처리돼
2022년 1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해 첫 본회의에서 노동자 대표가 공공기관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노동이사제)이 통과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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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기관의 경우 노동자 대표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공공 기관 노동이사제가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올해 하반기 중 공기업·준정부기관 131곳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가 참여해 발언권·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재계는 “국민적 공감대 없는 졸속 처리”라고 반발했지만, 3월 대선을 앞두고 노동계 표를 의식한 여야는 큰 이견 없이 통과시켰다.
이른바 ‘공공 기관 노동이사제’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210명에 찬성 176명, 반대 3명, 기권 31명으로 통과됐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3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 중 근로자 대표 추천을 받거나 근로자 과반이 동의한 사람 1명을 비상임 노동이사로 임명하는 것이 골자다. 노동이사의 임기는 2년이고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 36곳, 국민연금공단·한국언론진흥재단 등 준정부기관 95곳 등 131곳은 빠르면 올해 7월부터 노동이사 1명을 포함해 이사회를 꾸려야 한다.
재계는 이사회가 또 다른 노사 갈등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나 사회적 합의 없이 해당 법이 통과된 데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했다. 경총은 노동이사가 노조원 신분을 유지할 경우 이해 충돌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정치 투쟁이 활발할 우리나라 노조의 특성상 공공 기관 이사회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재계는 지난해부터 계속 반대 입장을 밝혀왔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까지 찬성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국회는 또 KBS·MBC·SBS 등 지상파뿐 아니라 종편도 공직선거법상 선거 방송 시설 및 중계방송 사업자에 포함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종편도 이번 3월 대선부터 선거 광고, 후보자 연설 방송, 후보자 초청 대담 토론회 등을 방영할 수 있다. 종편은 현재까지 선거 관련 보도와 대담은 할 수 있지만 정당 차원의 광고와 연설 방송은 금지돼 있었다. 후보자 초청 대담 및 토론회도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어 정당 학회 등과 공동 주관하는 형식으로 진행해왔다. 이 법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이영 의원은 “종편의 경우 뉴스 보도를 포함한 모든 분야의 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상파 채널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 “종편의 시청률이 상승했기 때문에 후보자 및 정당의 광고와 연설 방송 등을 허용해 유권자의 알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당에 가입할 수 있는 연령을 현행 만 18세에서 만 16세로 낮추는 내용의 정당법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으로 고등학교 1학년 학생도 정당에 가입,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 총선과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처리되면서, 정당 가입 연령도 낮춰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다. 또 선거법 개정에 따라 이번 대선부터 재외국민 3만 명 이상인 지역에 추가로 재외투표소가 설치된다.
반도체와 2차 전지, 바이오 등 국가 차원의 전략 산업을 종합적으로 육성·지원하는 내용의 일명 ‘반도체 특별법(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 조치 법안)’도 처리됐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두고 첨단 산업 분야 투자를 활성화하도록 했고, 천재지변이나 국제 통상 여건이 급변해 관련 품목 수급에 지장이 초래되는 경우 정부가 긴급히 수급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강력 범죄에 대한 공권력 집행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관 직무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행위에 대한 형사 책임을 감면해주는 내용의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 등 46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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