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고위험군 찾아내 보호하고 백신 접종률 높여야"
코로나19 환자 폭증세 속에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선 텔아비브 시민들. |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정부가 최근 무서운 속도로 감염 폭풍을 일으키는 오미크론 변이의 기세를 봉쇄 등 강력한 규제로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11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감염력은 다른 모든 변이의 감염력을 합친 것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 확산에 봉쇄로 대응한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봉쇄조치도 소용이 없다. 우리에게는 고령자를 포함한 고위험군과 아동보호가 정책의 한 목표"라고 말했다.
베네트 총리는 이어 "또 다른 목표는 시장을 최대한 개방하고 경제가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오미크론으로 인해) 사람들이 직장과 사업을 잃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최대한 재택근무를 하라"고 권고했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델타 변이에 오미크론 변이가 가세한 감염 폭풍으로 7일 연속 신규 확진 역대 최다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1만644명으로 1만 명 선을 넘어선 이스라엘의 신규확진자 수는 4일 1만1천978명으로 지난 9월에 나왔던 기존 역대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9일에는 2만1천501명으로 2만 명 선을 넘어서더니, 10일에는 3만7천887명으로 4만 명대에 근접했다.
10일 기준 전체 검사수 대비 확진 비율은 11.38%, 재생산지수는 2.05다. 확진자 1명이 2명 이상을 감염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스라엘의 2021년 8월말 이후 일일 신규확진자 추이(7일 평균치 기준) |
전문가들도 이처럼 무서운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을 방역 규제로 막을 수 없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스라엘 보건부 코로나19 자문위원회는 10일 회의록에 "극도로 전염성이 강한 변이는 봉쇄 선언 등 가장 강력한 조치로도 멈출 수 없다"는 결론을 남겼다.
위원회는 또 "대중이 정부의 방역 규제를 잘 따른다고 하더라도 그건 일시적으로 감염 확산 속도를 늦추는 것일 뿐이며 멈추지는 못한다"고 썼다.
위원회는 폭발적인 감염 확산으로 인한 의료체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고위험군 등 취약자 보호 조치, 실내 공간에 대한 추가적인 제한 조치 등을 주문했다.
이스라엘 면역저하자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
이스라엘 보건부 최고 행정책임자를 지낸 셰바 메디컬 센터의 아르논 아페크 부원장도 와이넷(Ynet)과 인터뷰에서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델타 변이를 다루던 방식으로는 오미크론 변이를 통제할 수 없다. 재생산지수가 너무 높아 봉쇄도 소용없다"면서 "감염력은 높고 증상은 가벼운 '저주파' 변이와 새로운 싸움에 돌입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아페크 부원장은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낮지만, 중증 환자는 여전히 발생한다"며 "따라서 오미크론 변이에 취약한 고위험군을 확인하고, 이들의 백신 접종률이 높은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 대중의 백신 접종률도 높여야 한다. 감염 후 회복자들에게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면서 "백신은 최고의 도구로 감염 확산을 천천히 낮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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