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 박인복씨가 둘째형 재영씨 인터뷰에 반박
“남편이 李의 시장직 탐해서 갈등? 정치에 뜻 없었다”
“재영씨, 동생 장례에도 안 온 사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자리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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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둘째형 재영씨는 언론 인터뷰에 등장해 이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 사태와 관련, 이 후보와 갈등을 빚다가 숨진 셋째 재선씨와 그 아내 박인복씨를 비판했다. 애초 재선씨가 이 후보로부터 성남시장 자리를 양보받으려다 둘 사이가 틀어졌고, 이 후보의 욕설을 녹음하고 공개한 재선씨 부부의 행동도 잘못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이다.
이에 박인복씨가 강하게 반발했다. 박씨는 2017년 남편 사망 이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출연, “재영씨는 2012년 멀쩡한 동생(재선씨)을 이 후보의 뜻대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기 위해 정신 감정 의뢰서를 썼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 증거로 박씨는 당시 재영씨가 서명했던 의뢰서를 공개했다. 그로부터 8개월 뒤 진행된 심리평가에서 재선씨는 ‘정상’ 판정을 받았다. 박씨는 “남편이 시장 자리를 노렸다는 것도 거짓말이며, 남편은 정치에 뜻이 없었다”고 했다.
◇둘째형, 형제 갈등 원인으로 ‘이재선의 시장직 욕심’ 거론
논란의 시작은 재영씨가 7일 CBS노컷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였다. 그는 이 후보 형제간 갈등에 관해 “동생(이재명)이 (2010년) 성남시장을 한다고 하니까 그것을 자신(이재선)한테 양보했으면 하는, 근데 정치가 양보는 안 되잖아요”라고 말했다. 또 “넷째(이 후보)는 사법고시 나와서 변호사 개업할 때부터 사실 정치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 이재선은 처음엔 안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동생이 시장을 한다고 하니까”라고 거듭 설명했다.
이른바 ‘형수 욕설’ 문제에 대해서는 “어쨌든 욕을 한 건 형이 어떻게 했던 그걸 떠나서 본인(이 후보)이 잘못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평생 자기가 살아가는 동안 안고 있어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재영씨는 그 원인으로 “재선이가 너무 심한 욕을 했던 것” “아무리 형제간에 싸우더라도 하지 말았으면 어떻게 보면 동생(이 후보)이 그런 욕까지 안 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형수 욕설 녹음 파일에 대해서는 “그걸 또 세상 밖에 내보낸 자체도 그건 셋째가 잘못한 것” “제수씨(이재선 씨 부인)가 말렸어야 된다. 그 부분을 설령 녹음했더라도 그걸 빼고 (공개) 하든지”라고 했다.
◇李 후보, 재선씨 강제입원 시도… 그때 둘째형은 의뢰서에 서명
이 인터뷰가 나가자 박인복씨가 9일 조선일보 유튜브 ‘팩폭시스터’ 등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박씨는 “남편이 시장을 하려는 욕심을 갖고 있었다는 건 터무니 없는 주장이고 거짓말”이라며 “시장 선거가 끝난지 2년이 지난 2012년 2월 남편이 성남시 게시판에 측근 인사 관련 비판글을 올린 게 갈등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또 “재영씨는 자기 동생인 제 남편의 장례식장에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박씨는 “재영씨가 이 후보를 도와 멀쩡했던 남편을 정신병원 강제 입원시키기 위한 서류 작성에 동참했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재영씨가 다른 가족 구성원 일부와 연대 서명해 2012년 4월 성남시정신건강센터에 제출한 재선씨 상대 ‘정신건강치료 의뢰서’를 공개했다.
의뢰서에는 재영씨 등이 본 재선씨 증상으로 ‘심한 조울증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함’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원인으로 형제 간의 강한 감정집착’ ‘누군가 1명을 집착하여 괴롭히는 증상 있음’이라고 적혔다. 이 후보 역시 2018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형 강제입원 시도 의혹’에 반박하며, “강제진단 절차 검토 과정 중 ‘4월 10일 어머니와 가족들이 진단절차 요구 민원을 했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8개월 뒤 진행된 재선 씨에 대한 심리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당시 법원 기록을 보면,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공판에서 “2012년 12월 22일 모 연구소에서 재선 씨에 대해 실시한 심리학적 평가에서, 조울증과 연관된 단서들이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으며, 유의미한 정신과적 장애 및 정서적 어려움이 있지 않은 상태라는 판단을 받았다”며 “재선씨는 거의 매일 회계사무소에 출근하며 정상적으로 회계업무를 수행해 정신적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7월 과거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 “저희 형님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셨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인복씨는 “남편이 정신병원에 입원을 한 사실 자체는 존재하지만, 이는 욕설 사태와 강제 입원 시도 불발이 있었던 시점이 아니다”며 “그로부터 2년여가 흐르면서 교통사고 등으로 진짜 심신이 피폐해져 나와 딸 권유로 입원했던 것이다. 이 후보가 당시 새벽 등에 전화해 우리 부부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을 했던 것도 돌이켜 보니 남편을 자극해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빌미를 만들려던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2020년, 대법원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선고에서 그가 2012년 4~8월 성남시내 보건소장의 반대에도 재선씨 강제입원을 시도한 정황을 인정했다. 당시 이 후보가 보건소장에게 ‘치료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평가 문건을 받아오라’고 지시하거나, 브라질에 출장 중에도 보건소장에게 연락해 재선씨 강제입원을 지시하고 재촉했다는 것이 법원이 확인한 사실이었다.
[장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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