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심습니다 = 탈모 공약 탈모갤 |
민주당 선대위 신복지위원회 보건의료분과장인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날 라디오에서 탈모 공약과 관련, “누굴 대상으로 어디까지 급여할 것이냐를 정리해야 한다”며 “먼저 탈모를 방지하는 약, 그다음에 탈모가 아주 심한 경우 사용하는 가발에 대한 급여를 우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탈모가 아주 심한 경우’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공약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탈모 치료제 외에도 가발도 건보 적용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김 교수는 “가발이 보통 200만~300만원 하고 계속 닳기 때문에 1년에 2~3개를 써야 한다”고 했다. 가발 비용이 크기 때문에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모발 이식 수술에 대해서도 “일종의 성형 수술에 가까운 것이라 하더라도 굉장히 제한적으로 필요한 분들에게나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며 여지를 열어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야당은 건보가 적용되지 않는 희소 질병 등을 언급하며 “죽고 사는 문제보다 탈모가 더 급하냐” “모(毛)퓰리즘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선 “비만이나 성 정체성으로 인한 고통도 크다”며 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 대해 “설계하기 나름이겠지만 연간 1000억원 이내 정도 지출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괜찮다는 쪽이 좀 많기는 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외신들은 이 후보 공약에 대해 “탈모가 한국 대선의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6일(현지 시각) 미 ABC뉴스는 “앞선 한국 대선에서 북핵이나 경제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선거에선 탈모(hair loss)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했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노골적 진보주의자’라며 “재정 안정성을 악화시킬 것을 고려할 때 이것(탈모 치료 지원 공약)은 심각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국내 보도 내용을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이날 이 후보의 공약에 대해 “탈모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지만, 표를 얻으려는 노골적 시도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고 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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