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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 지역의 상점들에 대해 ‘머리 없는 마네킹’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 시각)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탈레반 권선징악부 국장 아지즈 라만은 “마네킹은 우상”이라며 우상 숭배가 금지되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해당 지역 상점 주인들에게 마네킹의 머리를 자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르지 않을 시 중대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프간 매체 라하 프레스에 따르면 해당 부처는 “여성 마네킹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샤리아에 위배된다”고도 말했다.
이슬람교는 알라 외의 우상 숭배를 금지해 전통적으로 신이나 인간 등 동물의 모습을 본 떠 조각상 등을 제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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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현지 상인들 사이에선 해당 지시로 영업에 타격이 생긴다며 반발이 일기도 했다. 한 상인은 “하나 당 100~200달러(약 12만~24만원)에 마네킹을 샀는데 이젠 그 목을 잘라야 한다”며 “이 마네킹이 나의 유일한 자산이다. (이번 지시로) 내게 큰 손실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헤라트주 상인회 대표인 압둘 와두드 파이자다 또한 해당 조치로 상인들이 재정적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슬람 국가의 상점 전체에서 마네킹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조치는 당황스럽다”고 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현재 해당 지역 상점의 약 20%가 처벌을 피하기 위해 명령을 따랐다고 한다.
한편 2001년 3월 집권 당시에도 우상 숭배를 이유로 탈레반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교 유산인 ‘바미안 석불’을 파괴한 바 있다.
최근 탈레반은 아프간 동부 가즈니 등 곳곳에 파괴된 미군 장갑차나 옛 미군 기지의 부서진 벽 등의 ‘승전 기념물’을 전시하고 있다. 가즈니주 문화국장 물라 하비불라 무자히드는 AFP통신을 통해 “아프간과 세계, 미래 세대에게 우리가 미국을 이겼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도록 이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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