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서정환 기자] ‘삼성의 구세주’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NBA출신 토마스 로빈슨(31, 삼성)이 못해도 너무 못한다.
서울 삼성은 1일 KT소닉붐아레나에서 개최된 ‘2021-22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선두 수원 KT에게 68-85로 졌다. 최하위 삼성(6승 22패)은 10연패로 새해를 시작했다. 원정 15연패를 당한 삼성은 구단의 불명예 신기록까지 세웠다.
로빈슨은 명문 캔자스대출신에 2012년 NBA 드래프트 전체 5순위의 화력한 경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렇게 대단한 선수가 한국까지 왔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시즌 제러드 설린저 역시 등부상에 이은 1년 공백이 한국에 온 결정적 이유였다.
현재까지 로빈슨은 삼성에서 6경기를 뛰면서 14.7점, 11리바운드, 야투율 39.6%, 경기당 실책 4.5개로 기대이하다. 블록슛은 단 하나도 없다. 단순히 전통적인 기록을 놓고 평가할 부분이 아니다. 로빈슨의 경기를 직접 보면 실망감이 더 커진다. 공격리바운드가 많은 것은 본인이 한 번에 넣어야 할 슛을 계속 놓쳐서 재차 잡기 때문이다. 그는 점프가 되지 않아 제공권 장악을 못하고 있다.
로빈슨은 기본적으로 상대선수 매치업을 거의 놔주다시피 수비를 안하고 있다. 체력이 안되는지 의지가 없는건지 백코트도 대충하거나 아예 생략하기도 한다. 리바운드도 무주공산에서 잡은 수비리바운드가 대부분이다. 치열한 몸싸움 자체가 없다.
원래 그랬던 선수가 아니기에 충격이 더하다. 로빈슨은 캔자스대학시절 포스트업이 주무기였다. 하지만 KBL에서는 페이스업에 이은 돌파를 많이 하고 있다. 직접 드리블을 치고 나가는 코스트 투 코스트도 많이 한다. 자신의 장점을 완전히 잊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득점력을 기대하고 데려왔는데 기대이하다. 사타구니가 좋지 않고 점프가 안 나온다. 본인도 미안해 한다. 대학시절과는 많이 차이가 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마인드다. 로빈슨은 몸이 되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해보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경기를 대충 뛰다 퇴출된 오리온 미로슬라브 라둘리차와 비슷한 결점이다. 더구나 그는 심판판정에 매우 민감해 테크니컬 파울을 받기 일쑤다. 이 감독은 “심판에게 ‘굿콜’이라고 해서 조롱했다는 오해를 받았다.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했다. 픽앤롤을 안해서 더 골밑에 들어가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KT전에서 로빈슨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상대 라렌과 마이어스를 거의 놔주다시피 했고, 백코트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 그나마 일대일에서 던지는 슈팅(야투 4/24, 야투율 17%, 자유투 4/6)은 대부분 림을 빗나갔다. 12점, 19리바운드를 올렸지만 전혀 영양가가 없었다. 상대 라렌은 25점, 8리바운드를 올렸다.
팽팽하던 4쿼터 초반에 나선 로빈슨은 결정적 실책 2개를 범해 경기를 망쳤다. 경기 후 이상민 감독이 “4쿼터에 로빈슨을 넣은 것이 패인”이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장점이던 운동능력은 오히려 퇴보했다. NBA에서 뛰던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몸이 엉망이다. 로빈슨은 4쿼터 라렌에게 블록슛을 얻어 맞고 넘어지는 굴욕까지 당했다.
경기 후 허훈은 로빈슨에 대해 “라렌도 5순위로 가겠는데요? 나도 NBA 한 번 두드려볼까”하고 농담을 했다. 그만큼 로빈슨의 기량이 상대선수가 보기에도 기대이하였다는 의미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수원=조은정 기자 c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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