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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2027년 달연구기지 완공”… 美와 우주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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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2027년 달연구기지 완공”… 美와 우주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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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초 계획보다 8년 앞당겨
달 탐사선 창어 8호에 새 임무
SCMP “美움직임에 위협 느낀 듯”

美 내년 3월 달궤도 무인비행 준비
동맹국과 우주탐사 협정도 맺어
중국 국가항천국(CNSA)이 2027년까지 달에 건설할 예정인 연구 기지 개념도. SCMP 캡처

중국 국가항천국(CNSA)이 2027년까지 달에 건설할 예정인 연구 기지 개념도. SCMP 캡처


중국이 최근 ‘우주굴기’에 박차를 가하면서 내년엔 미국과 중국 간 우주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들 G2(주요 2개국) 간 ‘달 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당초 계획보다 8년 빠른 2027년쯤 달에 연구기지를 건설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우옌화 중국 국가항천국(CNSA) 부국장은 지난 27일 달 탐사선 창어 8호의 목표가 달 먼지 3D 프린팅 등 과학적 실험을 수행하는 것에서 2027년까지 달 연구기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달을 연구하기 위한 무인 정거장을 만드는 이 사업은 2035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돼 왔다.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우 부국장은 계획을 변경한 이유는 자세히 밝히지 않으면서 창어 8호의 새 임무가 “달 자원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견고한 기반의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CMP는 “중국은 수년간 달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 왔고,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 간 우주 경쟁 같은 (미국과의) 경쟁엔 관심 없다고 밝혀 왔다”면서도 “과학자들은 정책 입안자들이 최근 미국 움직임에 위협을 느껴 생각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창어 5호가 달 표면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데 성공한 뒤 미국이 달에 대해 ‘인클로저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클로저 운동이란 18∼19세기 영국 귀족들이 양모 가격 급등에 양을 기르기 위한 목장을 만들기 위해 이전에 마을의 모든 구성원이 공유했던 땅을 차지하려 벌인 경쟁을 뜻한다.

CNSA는 미 나사(항공우주국)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달에서 인클로저 운동과 비슷한 일을 할 것으로 본다고 SCMP는 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1972년 아폴로 17호의 마지막 달 착륙 이후 나사가 50여년 만에 다시 추진 중인 유인 달 탐사 계획이다. 2024년 달에 우주 비행사를 보내고 2028년 게이트웨이란 유인 정거장을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내년 3월 아르테미스 1호가 달 궤도 무인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은 한발 나아가 이 프로그램 이름을 딴 아르테미스 협정도 마련했다. 평화적 우주 탐사와 이용을 위한 국제협력 원칙을 규정한 이 협정엔 영국과 일본, 한국 등 12개국이 참여 중이다. 비회원국 등의 출입을 금지하는 안전지대를 설정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는 ‘달이 인류에 속한다’는 유엔의 달 협정 등 기존 국제규약에 위반된다며 반발해 왔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한다. 2025년까지 1000억달러(약 118조7500억원)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내년도 나사 예산은 248억달러(약 29조4500억원)로 책정됐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좀 더 단순한 접근법을 취하는 전략을 세웠다. 나사의 게이트웨이가 달 궤도를 도는 것과 달리 원자력을 동력으로 하는 기지를 달 표면에 직접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SCMP는 “중국 우주비행사들이 미 비행사들만큼 달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으면서도 비용은 게이트웨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중국은 인공지능(AI) 기술로 달 표면을 1000㎞ 이상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이동식 기지도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NSA는 이 외에 무게 150t의 대형 우주선을 실을 수 있는 로켓 등도 개발 중이다. 2050년까지 달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중국 정부는 우주 프로그램에 얼마를 쓰는지 발표하진 않지만 민간 우주 프로그램에만 80억∼110억달러(약 9조5000억∼13조625억원)를 쓰는 것으로 추산된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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