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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종부세 환급” “증권거래세 폐지”… 감세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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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층·2030 잡자” 불붙은 세제 개편

李 “국민 납득하게 종부세 개선” 당정에 “불합리한 부분 환급” 요구

尹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 발표… 공매도 개선, 거래세 폐지 약속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주최로 열린 지방자치대상 및 한국지역발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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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27일 각각 종합부동산세 개선과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를 공약했다. 대선이 7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두 후보의 ‘감세(減稅)’ 경쟁도 불붙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사나 상속 등으로 일시적 다주택자가 된 이들을 구제하겠다고 밝히면서 “종합부동산세를 국민 상식이 납득할 수 있게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중도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이어 다시 한번 부동산 세제 개편 방안을 꺼낸 것이다.

이 후보는 “부동산은 우리 정부의 아픈 부분”이라며 “저부터 반성하고, 현실을 꼼꼼히 살펴 국민께 필요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정책 일관성이나 가치와 이념에 매달려 국민을 힘들고 어렵게 해선 안 된다”며 “투기는 억제하되 주택 실거주자와 실수요자는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기조하에 임기 내내 종부세 강화를 추구한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길을 가겠단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올해 납부한 종부세 중 ‘불합리한 부분’은 환급해주는 방안을 신속하게 검토해줄 것을 당정에 요구했다. 선대위 정책본부장인 윤후덕 의원은 이날 일시적 2주택자의 종부세 감면을 올해 납부분에 소급 적용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 후보는 “이직이나 취학, 상속으로 인해 일시적 2주택자가 된 분들은 1주택자로 간주해 구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개편 방향을 밝혔다. 또 종중 명의 가택이나 전통 보전 고택, 협동조합형 사회주택 등 투기 목적이 아닌 주택에 대해선 “종부세를 중과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투기·이윤 목적이 없는 게 확인되면 다주택으로 합산하지 않아야 한다”고도 했다.

또한 이 후보는 “노인 은퇴자 중에는 1주택만 보유한 채 연금 소득이나 자녀 용돈에 의존해 생활하는 분들이 많다”며 “1주택·소득 등 제한적 요건을 충족하면 종부세 납부를 연기해 드려야 한다”고 했다. 소득이 발생하거나 주택을 처분하는 시점까지 납부를 늦추겠다는 구상으로 사실상 ‘종부세 이연제(移延制)’를 꺼낸 것이다.

같은 날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 공매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을 발표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2030세대의 주식 투자가 늘면서 이들이 주식시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공약으로 적극 반영했다”고 했다.

우선 개인 투자자 세제 지원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를 약속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고팔 때는 거래 대금의 0.25%를 증권거래세로 내야 하는데, 거래 자체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면서 차익에 대해서도 소득세를 내게 하는 것은 사실상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윤 후보는 “현재 보유 기간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적용하게 되어 있는 주식 양도소득세율을 장기투자자에 대해서는 우대세율을 적용해 낮추겠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일부 기업이 핵심 신산업을 분할하는 결정을 하면서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보는 투자자를 위해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우선적으로 인수할 권리(신주인수권)를 부여하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취득한 주식이나 테마주 등의 이유로 단기간에 급등한 주식을 경영진이 대량으로 장내에 일시 매도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장내 매도 기간과 한도를 제한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되사서 갚은 뒤 차익을 노리는 투자법인 ‘공매도’에 대한 개선책도 내놨다. 윤 후보는 “주가 하락이 과도할 경우 자동으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서킷 브레이커(주가가 급하게 오르거나 떨어질 때 투자자들을 진정하고자 일시적으로 거래를 막는 조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한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을 공약하면서 “회계와 공시의 투명성을 높이고, 미공개 정보 이용, 주가 조작 같은 증권 범죄의 수사 및 처벌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개편하겠다”고 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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