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李 공동위원장 비전·통합위 출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대통령 후보와 이낙연 선대위 공동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의 결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고, 이 전 대표는 “민주당다움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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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공동위원장을 맡는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가 27일 출범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선대위 합류 일성으로 “민주당다움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이 후보의 행보에 ‘쓴소리’를 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전위 출범식에서 “위기를 넘어서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한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 통합을 이뤄낼 시기라는 점에서 이 전 대표의 결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3월 9일 대선은 과거로 퇴행할 것인가, 미래 희망을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분기점으로, 역사가 퇴행하지 않도록 하는 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민이 기대하고 당원이 기대하는 대로 민주당이 혁신·단결하고 희망을 만들어내 승리를 만드는 역사를 이루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민주당다움’을 강조하며 다소 뼈있는 발언을 했다. 그는 “민주당은 쇄신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다움’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서 “이 위기에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나. 검증은 필요하지만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고 했다. ‘이재명의 민주당’을 표방한 최근의 정책 노선 변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부세 완화 등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이 전 대표는 “비전위가 민주당의 민주당다움을 살리고 키우도록 돕는 일에 힘쓰기를 바란다”고 했다.
“먼저 가시지요”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대통령 후보와 이낙연 선대위 공동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의 결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고, 이 전 대표는 “민주당다움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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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이 전 대표 측 인사는 “민주성·개방성으로 대표되는 당내 민주주의가 퇴색되는 경향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최근에 나타난 이재명식 ‘우클릭’이 민주당 지지층의 뜻을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주 이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도 면전에서 “결이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며 ‘쓴소리’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전략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당직 의원은 “핵심 친문 지지층을 설득할 수 있는 스피커가 필요하다”면서 “이 전 대표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외려 이 후보의 안정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위 출범을 계기로 이 전 대표도 선거 유세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전망이다. 비전위는 민주·혁신·포용·미래·평화 등 5개 분야별로 의제를 설정해 이 후보의 정책·공약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5일 광주를 시작으로 ‘비전투어’도 진행하는데,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함께 호남을 찾는 일정도 검토하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연말연시에 이 후보의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며 “명·낙 화합이 호남과 우리 지지층을 다시 끌어모으는 데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위는 이미 30명 가까운 의원이 참여하는 큰 규모로 꾸려졌고, 차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 측 조정식·정성호 의원과 이 전 대표 측 홍영표 의원이 수석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정 의원은 “국가 발전과 국정 운영의 경험이 가장 풍부하신 이낙연 위원장을 모시고 오직 대선 승리 위해, 민주 정부 4기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위해 멸사공봉, 선당후사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선대위 내부적으로도 이 전 대표를 최고 수준으로 예우하고 비전위 활동을 최대한 부각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 일각에선 비전위와 선대위의 역할 중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 재선 의원은 “일단 ‘원 팀’이라는 프레임을 완성하기 위해서 옥상옥 성격의 위원회가 또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전위 소속 의원은 “경선 1·2위 후보가 공동위원장을 맡는 것 자체가 처음으로 의미가 있고, ‘별동대’ 성격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출신 김한길 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가 호남과 중도층을 파고드는 데 맞대응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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