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가요계 연말 결산
BTS, 美 빌보드 12주 1위 기염
에스파 등 ‘4세대 아이돌’ 가세
브레이브걸스·라붐 역주행 주목
음반 누적 수출액 첫 2억불 돌파
국내 5500만장… 2020년比 43% 증가
가상무대·NFT음원… 온택트 진화
2021년은 전세계를 휩쓴 팬데믹 속에서도 굳건한 K팝의 위상을 확인한 해였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유의미한 쾌거를 이루며 명실공히 21세기 팝 아이콘임을 입증했다. 후배 아이돌들도 해외 시장에서 선전해 K팝 음반 시장은 최대 부흥을 누렸다. 그러나 K팝을 제외한 대중음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에 공연 개최가 번번이 막히는 등 ‘고난의 행군’이 계속됐다. 하이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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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됐지만 국내 대중음악계는 활로를 모색해나갔다. 코로나19는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花樣年華)를 막지 못했고, 이들은 팝의 본고장 미국을 점령했다. 4세대 아이돌들도 방탄소년단의 뒤를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K팝 음반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물꼬를 튼 ‘온택트’ 문화는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신사업으로 확대됐다.
◆방탄소년단 또 ‘커리어 하이’(career high)
올해도 방탄소년단은 신기록을 써내려갔다. 지난 11월 이들은 아시아 가수 최초로 미국 3대 대중음악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 부문을 비롯해 ‘페이보릿 팝 듀오 오어 그룹’(Favorite Pop Duo or Group)과 ‘페이보릿 팝송’(Favorite Pop Song)까지 3관왕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의 올 한 해 활약을 고려하면 이 같은 연말 ‘낭보’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이들은 지난 5월 발표한 ‘버터’로 미국 대중음악 시장 인기의 척도인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0주나 1위를 거머쥐었다.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역시 정상에 올랐다. 이들이 올해 달성한 핫 100 1위는 총 12주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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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아이돌 대활약
4세대 아이돌들의 활약이 눈부신 한 해이기도 했다. 대표주자는 에스파,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더보이즈, 스테이씨, 있지(ITZY) 등이다. 여기에 올 연말 아이브, 빌리 등 쟁쟁한 그룹들까지 데뷔에 나서며 4세대 아이돌 경쟁은 한층 뜨거워졌다. 이들은 선배 아이돌 그룹이 닦아놓은 글로벌 시장에 물흐르듯 진출해 성과를 거뒀다. 에스파는 첫 미니 앨범 ‘새비지’(Savage)로 ‘빌보드 200’ 차트 20위로 처음 진입하며 K팝 걸그룹 첫 앨범 사상 최고 순위를 경신했으며, NCT127은 정규 3집 ‘스티커’로 ‘빌보드 200’ 11주 연속 차트인을 기록 중이다. 또 엔하이픈은 데뷔 약 반년 만에 ‘빌보드 200’ 18위로 처음 진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정규 2집으로 ‘빌보드200’ 톱5에 차트인하는 쾌거를 거뒀다. 있지의 정규 1집 ‘크레이지 인 러브’(CRAZY IN LOVE)도 ‘빌보드 200’에 11위로 진입에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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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역주행 그리고 해체
상반기에는 무명 걸그룹들의 ‘역주행’이 돋보였다. 브레이브걸스의 ‘롤린’(Rollin’)은 국방TV ‘위문열차’ 출연 영상이 유튜브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발매 4년 만에 역주행에 성공했다. 이 곡은 각종 음원 차트 정상을 휩쓸었고, 브레이브걸스는 예능과 광고계 러브콜을 물밀듯 받으며 무명의 설움을 깨끗이 지워냈다. 라붐도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MSG워너비가 커버한 ‘상상더하기’가 역주행하며 주목받았다. 오랜 무명을 겪으며 해체 위기에 놓였던 라붐은 기사회생하며 지난 11월 새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반면 활동에 마침표를 찍은 걸그룹들도 많다. ‘프로듀스48’로 결성된 아이즈원을 두고 활동 연장, 유닛 결성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결국 이들은 예정대로 해체 수순을 밟았다. 지난 5월 들려온 여자친구의 갑작스러운 해체 소식은 국내외 K팝 팬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곧이어 1년2개월 동안 공백 기간을 가지던 러블리즈도 전속계약 만료를 맞으며 해체돼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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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보복소비… 음반판매량 신기록
K팝의 전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음반 수출 역시 새 기록을 썼다. NCT127이 더블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세븐틴이 올해 발매한 두 장의 앨범을 모두 100만장 넘게 팔아치우는 등 K팝 인기 그룹들 대부분이 앨범 판매량 신기록을 세웠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음반 수출액은 2억423만5000달러로, 사상 처음 2억달러를 돌파했다. 12월 실적을 제외하고도 이미 지난해 연간 음반 수출액 1억3620만1000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1∼11월 국내 누적 음반 판매량은(상위 400개 기준) 약 5500만장으로 연말까지 합산하면 약 6000만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 약 4200만장과 비교하면 42.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콘서트가 대부분 취소되면서 보복 소비로 음반 판매량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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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재개된 오프라인 공연
많은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하면서 활동에 제약을 겪었던 K팝 스타들도 빠르게 대면 콘서트를 진행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1월 말과 12월 초 총 4일에 걸쳐 2년 만의 대면 콘서트도 개최해 총 21만4000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NCT127, 트와이스, 뉴이스트, 더보이즈, 위너 송민호·강승윤, 김준수, 온앤오프, 에픽하이 등도 팬들과 공연장에서 만났다. 다만 공연장의 문화는 코로나19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함성, 구호, 떼창 대신 박수와 클래퍼 소리가 공연장을 메웠고, 응원봉을 흔들며 ‘침묵의 춤판’이 벌어지거나 주최 측이 준비한 스케치북에 메시지를 적어 소통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러나 전체적인 공연시장은 올해도 침체기를 겪었다. 대부분의 수입원을 콘서트에 의존하는 인디 업계의 상황은 더욱 열악해졌다. 관련 단체들은 일상회복과 관련한 정부 정책이 대중음악계에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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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NFT 열풍
코로나19로 정체돼있던 가요계는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통해 팬들과 호흡했고, 더 나아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메타버스로 무대를 옮겼다. 블랙핑크와 트와이스는 네이버제트가 운영 중인 ‘제페토’에서 아바타를 선보였고, 팬들은 가상공간을 누비며 이들과 거리낌없이 소통했다. 특히 에스파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활동하며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대형 기획사들은 NFT에 주목했다. NFT 음원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고유의 식별값을 가지기 때문에 ‘세상에 단 한 하나밖에 없는 음원’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날치, 세븐, 팔로알토 등도 NFT 방식으로 신곡을 공개했고, 브레이브걸스, 에이스 등이 한정판 굿즈를 NFT로 발매했다. 하이브, SM, JYP 등 기획사들도 NFT 시장 진출을 연달아 알리며 대표 아티스트들을 NFT와 연계한 굿즈와 콘텐츠를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어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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