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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계 속 한류

“꺅! BTS다...어? 다시보니 홀로그램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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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착각할 정도로 홀로그램 기술 발달

화상회의·게임·의료 등으로 확장

조선일보

지난 14일(현지 시각) 미 NBC방송의 예능 오디션 프로그램 '더 보이스' 최종 결선 무대에서 유명 밴드 콜드플레이가 홀로그램으로 등장한 방탄소년단과 공연을 펼치고 있다. /더 보이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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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 시각) 미 NBC방송의 예능 오디션 프로그램 ‘더 보이스’ 최종 결선 무대. 유명 밴드인 콜드플레이가 ‘마이 유니버스’라는 노래로 축하 공연을 시작했다. 노래가 시작되자 갑자기 BTS(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하나둘 등장했다. 방송을 보고 있던 BTS 팬들은 함성을 질렀다. 한 팬은 트위터에 “BTS가 지난달 LA 공연을 마치고 아직도 한국에 돌아가지 않은 모양”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등장한 BTS는 홀로그램이었다. NBC가 콜드플레이의 공연에 맞춰 BTS의 홀로그램을 재생했고, 팬들은 콜드플레이와 BTS의 합동 공연이 펼쳐진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홀로그램은 AR(증강 현실)의 일종으로, 현실 위에 3차원 입체 영상을 덧입히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홀로그램은 실감나고 신기한 체험용 콘텐츠 정도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3차원 가상 세계를 통칭하는 ‘메타버스’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홀로그램은 두 레이저광이 서로 만나 일으키는 빛의 간섭 효과를 이용해 3차원 입체 영상을 만든다. 홀로그램을 만드는 첫 단계는 레이저 광선을 둘로 나눠, 하나는 거울을 비추고 다른 하나는 보려고 하는 물체를 비추는 것이다. 거울에 반사된 빛과 물체에 반사된 빛이 한 화면에 모이면 서로 간섭을 일으키면서 특정 파동 무늬를 만들어낸다. 이 무늬엔 물체의 3차원 정보가 들어 있다. 이를 저장해 재생하면 홀로그램이 나타나는 원리다. 그동안 홀로그램은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주로 활용됐다. 화려한 조명과 콘텐츠로 관객의 주목을 끌려면 홀로그램이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31일 열린 빅히트 레이블즈의 합동 공연인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에는 고 신해철이 홀로그램으로 등장했다. 지난 7월 경기아트센터는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홀로그램 콘서트’ 무대를 열었다. 공연엔 고 김현식, 고 전태관의 영상이 홀로그램 형태로 등장했다.

홀로그램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벗어나 다방면으로 활용도를 넓혀가고 있다. 대표적 분야가 화상 회의 설루션이다. 시스코는 지난달 새로운 화상 회의 설루션인 ‘웹엑스 홀로그램’을 공개했다. AR(증강 현실) 지원 헤드셋을 착용하면, 상대방의 3D 홀로그램을 보면서 실제 회의를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3월 VR 기기를 착용하고 여러 사람과 같은 홀로그램을 공유하며 회의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예컨대 엔지니어들이 차량 구조도 같은 홀로그램을 켜놓고 이를 보며 실시간으로 회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 페이스북에서 이름을 바꾼 메타는 홀로그램을 활용한 스포츠 게임 기능을 선보였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직접 VR 기기를 끼고 홀로그램으로 나타난 인물과 펜싱 대결을 펼쳤다. 의료 분야도 홀로그램 활용도가 높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지난 2일 이안하이텍과 메디컬 홀로그램 시스템 공동 개발에 나섰다. 엑스레이나 CT 영상을 3D 홀로그램으로 만들어 실제 사람의 몸에서 어느 부분이 문제가 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IT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은 홀로그램을 3차원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로 가는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며 “전 산업계의 홀로그램 활용도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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