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부사 2호가 소행성 류구에서 지구로 가져온 캡슐 속의 시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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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무인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소행성 ‘류구’에서 지구로 가져온 샘플의 첫번째 연구논문이 나왔다.
최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 공동연구팀은 류구에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 태양계 형성시 생긴 운석의 특징과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하야부사 2호가 호주 서부 사막에 떨어뜨린 이 샘플은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한 토양 시료로, 50억㎞의 긴 거리를 날아왔다. 약 1년에 걸친 연구와 분석 끝에 이 시료에서 몇가지 특징이 드러났다. 먼저 가져온 총 시료의 양은 5.4g으로 이중 가장 큰 입자는 직경이 8㎜, 가장 작은 것은 1㎜로 미세 먼지와 비슷했다.
류구에 착륙 후 다시 상승하는 하야부사2의 그림자. 사진=JAXA, University of Tokyo, Kochi University, Rikkyo University, Nagoya University, Chiba Institute of Technology, Meiji University, University of Aizu, A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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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시료가 빛의 2~3%만 반사해 칠흑같이 어두운 특징을 드러냈으며 부피밀도가 다른 탄소질 운석보다 낮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류구의 암석이 매우 다공성(구멍이 많은)임을 암시하는데, 그만큼 암석의 개별 입자 사이에 물과 가스가 스며들 수 있는 빈 공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시료가 지구상에서 발견된 희귀 운석인 CI 콘드라이트와 가장 비슷한 것으로 분석했다. CI 콘드라이트는 태양계의 평균조성에 가장 가까운 암석으로 휘발성 원소를 제외하면 태양 대기의 상대함량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
JAXA의 토오루 야다 선임연구원은 "이 시료는 실험실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원시적인 물질"이라면서 "육안으로만 보면 믿기 힘들정도로 검은 후춧가루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다 상세한 분석을 통해 지구의 생명과 바다의 기원을 알려주는 정보를 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소행성 류구의 모습. 사진=JAXA, University of Tokyo & collaborato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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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리말로 ‘송골매’라는 뜻을 가진 하야부사 2호는 세계 처음으로 소행성 ‘이토카와’의 미립자를 가져온 하야부사의 문제점을 보완, 개발해 지난 2014년 12월 발사됐다. 이후 하야부사 2호는 지난 2019년 7월 지구에서 약 3억4000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 접근해 금속탄환으로 웅덩이를 만든 뒤 내부 물질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해 11월 류구를 출발해 다시 지구로 향한 하야부사 2호는 채취한 표본이 담긴 캡슐을 분리해 호주 서부 사막에 떨어뜨린 후 새 탐사지인 지구와 화성 사이를 도는 소행성 ‘1998KY26’으로 향했다.
하야부사 2호가 6년 동안 비행한 거리는 52억㎞로 이는 지구와 달 사이 평균거리에 1만3500배에 달한다. 하야부사 2호가 탐사한 류구는 수많은 바위와 돌로 가득한 소행성으로 지름은 870m, 공전주기는 475일, 자전주기는 7.5시간이다. 특히 태양계 형성 당시의 물질이 고스란히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돼 연구가치가 매우 높다. 곧 이번에 탐사선이 가져온 시료에는 태양계와 지구 탄생의 비밀을 풀어줄 단서가 담겨있을 수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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