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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불타는 시베리아..케냐 기린 죽다

중앙일보 오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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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불타는 시베리아..케냐 기린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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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10일 케냐 야생동물보호구역내 저수지 바닥에서 발견된 기린 6마리. 물을 찾아 헤매다 뒤엉킨채 숨졌다. 기후위기를 고발하는듯하다.케냐는 수십년만의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Photo by Ed Ram/Getty Images)

2021년 12월 10일 케냐 야생동물보호구역내 저수지 바닥에서 발견된 기린 6마리. 물을 찾아 헤매다 뒤엉킨채 숨졌다. 기후위기를 고발하는듯하다.케냐는 수십년만의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Photo by Ed Ram/Getty Images)



1. 아프리카 케냐 저수지 바닥에서 6마리의 기린이 나선모양으로 엉킨채 숨진 사진입니다. 14일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드론으로 찍은 수직앵글이 강렬합니다. 케냐는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200만명 이상이 구호대상이랍니다. 동물은 더 심하죠. 이 지역 4천마리 가량의 기린은 거의 멸종위기에 직면했다고 합니다.

2. 같은날(14일) UN산하 세계기상기구(WMO)에서 세계최초‘공인기록’을 발표했습니다. 북극이 섭씨38도를 ‘최고온도’로 인증받았습니다.

2020년 6월20일 러시아 북극도시 베르호얀스크가 섭씨 38도를 기록했습니다. 베르호얀스크의 기상 관측소가 1885년부터 135년간 측정한 최고기록입니다. 시베리아 6월 평균 기온은 약 20도였는데..최근 급속히 뜨거워졌습니다.

3. 북극지방의 온난화가 세계적 뉴스가 되는 건..특별히 급격하고 위협적이기 때문입니다.

북극의 온난화는 대륙의 25%를 차지하는 방대한 영구동토를 녹입니다. 얼음과 눈, 얼어붙은 땅이 녹으면서..그 속에 갇혀있던 방대한 탄소와 메탄을 배출합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많은 온난화를 초래한답니다. 햇빛을 반사하던 얼음과 눈이 사라진 지표면이 복사열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4. 북극의 온난화는 지구온난화의 악순환 고리인 셈입니다.

그 직접적인 결과는 동토였던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의 초대형 산불입니다. 2021년의 경우 남한면적의 두 배 가량이 불탔다고 합니다. 엄청난 열과 탄소를 쏟아냈습니다.

그렇게 뜨거워진 지구의 최대피해자는 아프리카입니다. 열폭풍과 함께 찾아온 가뭄이 치명적입니다. 불타는 툰드라가 케냐의 기린을 죽인 셈입니다.


5. 지구온난화는 가속화 가시화되는데..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은 신통치 않습니다.

지난 11월 13일 영국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총회가 6년만에 197개국 모인 자리였는데..정작 세계최대 탄소배출국가인 중국과 인도의 비협조로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6. 기후위기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대응이 부진한 이유는 많습니다.


-미래의 일인지라 위기의식이 둔합니다.

-나라마다 이해가 달라 협력이 어렵습니다.

-돈이 들고 불편해지기에 내키지 않습니다.

결국 기린이 먼저 죽었습니다.

〈칼럼니스트〉

20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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