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8 (토)

이슈 축구 해외파 소식

'퍼펙트 소방수' 안익수가 말하다 #FC서울다움 #기성용 #박주영 [현장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FC서울 안익수 감독이 지난달 28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1 K리그1 FC서울과 강원FC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상반기엔 선문대를 대학 축구 최강자로, 후반기엔 위기의 K리그 빅클럽 FC서울의 소방수로 1부 잔류를 이끌었다. 누구보다 쉼 없이 2021년을 달려온 안익수(56) 감독 얘기다.

안 감독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구단 출입 기자와 간담회를 열고 “(시즌 최종전인) 포항전이 끝나고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왜 이런 멋진 잠재력이 있는데 숨겼느냐’고 원망했다. 내년엔 잠재력이 머물지 않고 꼭 외부로 모두 발산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웃었다.

서울은 지난여름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하며 2부 강등 위기에 놓였다. 박진섭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물러났고, 선수단 안팎으로 흉흉한 소문이 나도는 등 크게 어수선했다. 이를 단번에 다잡은 건 지난 9월 소방수로 지휘봉을 잡은 안 감독. 주장 기성용을 중심으로 내부 결속력을 꾀했고, 이태석과 윤종규 두 풀백을 활용한 ‘포지션 파괴, 익수볼’ 축구로 상대를 무력화했다. 서울은 후반기 안 감독 체제에서 10경기를 치러 5승4무1패, 돋보이는 성적을 내며 파이널B 최상위인 7위로 시즌을 끝냈다. ‘명가 재건’의 기틀을 확실히 다진 셈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영감을 받은 ‘포지션 파괴’는 안 감독이 한국 선수 특성에 맞게 재해석해 선문대 시절에도 효력을 봤다. 지난 8월 선문대가 춘·추계대회를 동시에 석권하는 데 뿌리가 됐다. 그리고 서울에도 이 색깔을 입혀 1부 잔류 성과를 끌어냈다.

스포츠서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프로 선수는 레벨이 다르다. 선수가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능력을 믿었다”며 “서울이라는 구단은 성적 뿐 아니라 혁신적 축구로 한국 축구에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문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안 감독은 “새로운 축구를 하는 과정에서 선문대 시절 총장 이하 부장 등 관계자께서 기다려주고 배려를 많이 해줬다. 지도자 인생에 선문대에서 시간은 매우 중요했다”고 돌아봤다.

서울은 경기력 뿐 아니라 경기에 대한 집념 자체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1월3일 광주전에서 0-3으로 뒤지다가 4-3 대역전승을 거둔 경기가 대표적이었다. 안 감독도 당시 펄쩍 뛰며 기뻐한 적이 있다. 그는 “(득점 이후) 그렇게 과한 표현을 한 건 지도자 생활하면서 처음이었다”며 “(후반기에) 선수들이 ‘FC서울다움’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면서 팬에게 자긍심을 심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스포츠서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익수볼’의 조기 완성엔 풀백 뿐 아니라 후방에서 중심을 잡은 기성용의 역할이 컸다. 안 감독은 “내가 평소 ‘성용이 형’이라고 부른다”고 웃더니 “그가 없었다면 내 축구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고요한, 오스마르가 기성용 옆에서 함께 하면서 어린 선수에게 여러 지향점을 안겼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올 시즌 하락세를 보이면서 전력 외로 분류된 박주영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안 감독은 “서울에 와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 마침내 위기 상황을 벗어나니 한국 축구 레전드로 활약한 박주영에게 내가 미흡했던 게 보이더라”며 “아쉬움과 속상함이 교차했다”고 강조했다. 박주영은 올 시즌 서울과 계약이 끝나며 결별이 유력하다. 그는 “어디를 가든 박주영 이름 석 자에 걸맞은 좋은 메시지를 지속해서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내년 시즌 목표에 안 감독은 “특정한 목표보다 서울 팬에게 내일을 기대하는 축구를 보이고 싶다. 더 나아가 구성원이 모두 노력하면서 사회 전반에 긍정적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