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200대 1 경쟁 뚫고 NASA 우주비행사 후보 선발, 2년 훈련 뒤 우주임무 투입
2019 범미주대회 사이클트랙 경기서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 선 버(오른쪽 두번째) |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 여성 사이클 경기에서 11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현역 선수가 벨로드롬을 뒤로하고 전문 우주비행사로 나서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공개된 '2021 우주비행사 후보' 10명에는 범미주대회 사이클 트랙 경기서 챔피언 자리에 두 차례 오르고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한 크리스티나 버치(35)가 포함돼 있다.
그는 도쿄올림픽이 연기되기 전인 지난해 3월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올림픽 훈련센터에 소집돼 훈련을 받다가 NASA 우주비행사 모집에 지원했다고 한다.
그는 미국사이클링협회가 발표한 성명에서 "훈련센터에서 휴식 시간에 온라인으로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다시 훈련하러 갔다"면서 올림픽 대표로 선발된 뒤 이뤄진 두 차례 면접 때마다 우주비행사가 내게 더 적합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버치는 약 1만2천500명의 응시자와 1천200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 끝에 우주비행사 후보로 선발됐는데, "(NASA의) 청색 비행복을 입기 전까지는 현실이라고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버치는 이번에 선발된 우주비행사 후보 중 유일한 운동선수 출신이지만, 애리조나대학에서 생화학과 수학 등을 전공한 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생명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재원이기도 하다.
사이클도 MIT에서 학업을 병행하며 시작해 대학 대표로 사이클로크로스 경기에 출전하고 이어 국가대표팀에도 합류했다.
청색 비행복 입은 크리스티나 버치 |
그는 "실험실 일은 혼자서 하는 고독한 작업이라 운동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했다"면서 "실험에 초집중하고 시간을 많이 뺏겼지만, 팀 환경이 나를 새롭고 다른 방식에 처하게 해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버치는 내년 1월부터 텍사스주 휴스턴의 존슨우주센터에서 2년간의 우주비행사 훈련에 들어간다.
이들은 국제우주정거장(ISS) 시스템 운영과 유지, 우주유영, 로봇 작동법, T-38 훈련기 조종, 러시아어 등 5개 분야에 걸친 훈련을 받는다.
훈련 과정을 모두 마치면 6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우주정거장 실험 임무를 넘어 달이나 화성 유인 탐사 미션에 투입될 수 있다. 하지만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에 따라 달에 50여년만에 복귀하는 우주비행사는 한국계 의사 출신 조니 김 씨를 포함해 18명의 후보가 이미 선정돼 있어 여기에 포함될 가능성은 작다.
지난 2017년 이후 4년 만에 선발된 우주비행사 후보들은 30대 초반에서 40대 중반의 연령대이며 여성은 버치를 포함해 4명이 선발됐다.
미군 조종사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고, 의사와 시추 전문가, 해양로봇 전문가 등이 포함됐다.
NASA 우주비행사는 1959년 머큐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7명이 선발된 이후 지금까지 모두 360명이 뽑혔다.
NASA 2021 우주비행사 후보 10명 |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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