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이준석 “당대표, 후보 부하 아냐…실패한 대통령 만드는데 일조 않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공식 일정을 무기한 전면 취소한 후 3일째 잠행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이어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대표는 2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당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과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한 말을 빗댄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일각에서 당대표직이나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돌아오긴 하느냐’는 질문에 “돌아온다 이전에 제가 수행하고 있는 당대표직 등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맡은 일에 대해서는 말끔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언제 돌아올 것이냐는 질문에는 “저는 제 향후 일정을 전부 취소, 보류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날짜를 특정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적절하게 시간이 되면 돌아갈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

복귀 조건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서울에서 제 역할이 있다고 한다면 언제든지 돌아가서 서울에서 집무를 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사실상 원톱으로 모시고 선대위를 업무를 진행하라고 제가 이야기 했고, 제가 지방에서 업무 수행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지금 판단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호가호위 형태를 비판하며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익명으로 각종 언론에서 자신을 비판한 윤핵관에 대해 “제 선의로 당 대표가 직접 (선대위 홍보미디어)본부장을 맡아가면서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자신이 그렇게 살아왔는지 모르겠지만 (저 보고) 홍보비 해먹으려고 한다고 깎아내리려는 사람들이 후보 주변에 있다는 건 선거 필패를 의미한다”면서 “본인은 숨어서 장난 치고 호가호위 하는 건데 저는 그런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이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여러 명이다. 거기에 대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께서 과거 ‘파리떼’라고 언급했다. 한 분이 저러고 다닐 수 없다고 볼 정도로 많은 메시지가 쏟아진다”고 했다.

윤 후보가 자신을 향해 ‘리프레시를 했으면 한다. 무리하게 압박할 생각은 없다. 때가되면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 발언한 것 자체가 신인으로서의 이미지에 흠이 가는 발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 후보가 인기를 얻은 것은) 과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부당한 개입에 의연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그 말의 울림이 지금 후보를 만들었다”라며 “저는 배려를 받을 위치가 아니다. 당 대표는 같이 협력해야 하는 관계다. 적어도 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 대통령 후보 또는 대통령이 수직적 질서로 관리하는 것이 관례였다면 그걸 깨는 것부터가 우리 후보의 신선함의 시작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잠행 전인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 ‘^_^p’의 의미를 두고 “p는 백기의 의미다. 파리떼 당신들이 이겼다(는 뜻)”라고 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p가 엄지를 밑으로 내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모티콘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윤 후보와 연락을 취하고 있느냐, 허심탄회하게 대화 나누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후보 선출 이후에 들은 내용은 사무부총장들을 해임하고 싶다는 얘기 말고는 연락이 없었다”라며 “상의 요청하거나 의견 물어본 바 없고 이수정 교수 영입이라든지 결론은 정해진 상황에서 통보했다는 느낌 받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대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태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이게 참 어떤 장단에 춤춰야 하는지 모르겠다. 후보 측 관계자는 방송에 나와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한 적도 있다”라며 “의견 개진한다고 받아들여지는 것도 없는데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아니 제가 하자는 건 다 안 한다”라며 “이수정 교수 영입하지 말자고 했더니만 해야 한다고 하고. 김병준 위원장이랑 둘 다 방송 나가 활약 많이 하시던데. 서로 저격도 하시고. 선택한대로 책임지면 된다”라고 했다.

패싱 논란’을 겪던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부산을 찾은데 이어 1일에는 전라남도 순천시와 여수시를 찾았고 이날 제주도를 방문했다.

[김명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