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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주정거장 '드릴 구멍' NASA 우주비행사 형사기소 압박

연합뉴스 엄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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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주정거장 '드릴 구멍' NASA 우주비행사 형사기소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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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스 MS-09 캡슐에 난 드릴 구멍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소유스 MS-09 캡슐에 난 드릴 구멍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러시아가 지난 2018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한 소유스 캡슐에 고의로 드릴 구멍을 낸 사건과 관련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에 대한 형사기소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위성 격추 등으로 악화하고 있는 양국의 우주분야 협력 관계를 더 위험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과학기술 중심 뉴스매체 '아르스 테크니카'(Ars Technica)는 러시아 통신 리아노보스티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모든 결과를 법 집행관리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했다.

러시아에서는 대배심 없이 법 집행 당국에서 수사 결과를 검토해 형사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아르스 테크니카는 이와 관련 "러시아가 NASA 우주비행사에 대한 형사기소를 위협하고 있다"는 제목을 뽑아 보도했다.

로스코스모스는 지난 2018년 8월 ISS에 도킹한 소유스 MS-09에 생긴 2㎜ 크기의 드릴 구멍을 놓고 누가 어떤 목적으로 낸 것인지를 조사해 왔다.


러시아 당국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타스를 비롯한 일부 매체는 올해 초 로스코스모스 보고서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NASA 우주비행사 세레나 아우뇬-챈슬러가 심부(深部) 정맥 혈전증으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위기"를 겪고 있었으며, 지구 조기 귀환을 위해 고의로 구멍을 낸 것으로 보도해 왔다.

이번에는 아우뇬-챈슬러가 "다른 우주비행사와의 애정 관계가 틀어진 데 따른 스트레스로" 구멍을 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까지 제기됐다고 한다.

2018년 12월 ISS 임무를 마치고 지구 귀환 당시의 아우뇬-챈슬러  [NASA 제공/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8년 12월 ISS 임무를 마치고 지구 귀환 당시의 아우뇬-챈슬러
[NASA 제공/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NASA는 드릴 구멍으로 ISS의 압력이 낮아지기 전 ISS 내 미국 우주비행사 위치를 지상 관제소에서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지만 소유스 캡슐에 접근한 미국 우주비행사는 없었다면서 아우뇬-챈슬러를 범인으로 지목한 주장들을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런 공격은 거짓이고, 신뢰성이 결여돼 있다"면서 "세레나와 우리 우주비행사 모두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의 형사기소 움직임은 러시아 군 당국이 위성요격 무기를 시험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작동 불능 상태의 자국 위성 '코스모스 1408'을 격추한 데 대한 미국 측의 비난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위성 파괴로 생긴 우주쓰레기로 ISS 우주비행사들이 비상탈출 대기를 하는 등 위험에 빠진 점을 들어 "무책임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비난해왔다.


미국과 러시아는 미국 우주비행사가 러시아 소유스 캡슐을 타고 지구 저궤도의 우주정거장을 오가는 등 ISS를 통해 우주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들어 이상 기류가 감지되는 사안이 점점 더 늘고있다.

러시아는 ISS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현재의 운영 합의가 만료되면 2025년께 ISS에서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놓고 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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