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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에 선 그은 IBK기업은행 고참들 "태업 사실 아냐…큰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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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니 감독대행 폭언 피해 주장에는 "그런 상황이 있었다"

연합뉴스

기뻐하는 IBK 선수들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화성 IBK 기업은행 알토스의 경기. 3세트 IBK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1.11.23 goodluck@yna.co.kr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김사니 감독대행은 팀 이탈에 대해 서남원 감독의 폭언과 모욕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배구계에서 소문난 '덕장'인 서남원 감독의 이미지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주장이다.

하지만 그 상황을 지켜봤던 선수들의 입에서도 속 시원한 '그날의 진실'은 들을 수 없었다.

다만 IBK기업은행의 주요 선수들은 서 감독에 대한 불만으로 태업성 플레이로 일관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IBK기업은행은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방문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거뒀다.

IBK기업은행의 올 시즌 첫 3-0 완승이 하필이면 서 감독 경질 이후에 나왔다.

김사니 대행은 사령탑 데뷔전에서 승리와 함께 팀의 최하위 탈출을 이끌었다.

경기 후 김수지, 김희진, 표승주가 최근 구단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인터뷰는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먼저 김희진은 "우리가 오늘만 이겨보자고 열심히 한 게 아니다. 그전부터 꾸준히 경기력이 올라왔다"며 "선수들이 안 좋은 상황에도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오늘 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의 경기 결과를 두고 그전에는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것을 다분히 의식한 듯한 발언이었다.

실제로 최근 IBK기업은행 사태가 회자하면서 일부 고참 선수들이 전임 김우재 감독 시절부터 태업했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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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격려하는 김사니 IBK 감독대행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화성 IBK 기업은행 알토스의 경기. 3세트 김사니 IBK 감독대행(왼쪽 세 번째)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1.11.23 goodluck@yna.co.kr


김수지는 서 감독과 고참 선수들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내용의 일부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저희 나름대로 저희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저희가 주도했다는 말도 안 되는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재작년부터 태업했다, 훈련에 불성실했다'는 말들이 있는데 내 생각에 훈련에 반기를 들어 훈련에 참석을 안 했다든가 하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희진도 "일일이 얘기하면 팀에 먹칠하는 것밖에 안 되지만 태업이라는 단어 자체가 선수들에게 큰 상처가 된다"며 "태업하는 선수가 어떻게 근육이 찢어진 상태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겠느냐. 태업이라는 단어는 저희와는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표승주는 "기사에 하나하나 반박을 하자면 싸움밖에 안 된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경기에 앞서 김사니 대행은 지난 13일 훈련 과정에서 서남원 감독이 자신에게 먼저 나가라고 했고 이 과정에서 폭언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김수지는 이에 대해 "우리가 느끼기에도 많이 불편한 자리였다"며 "편을 든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런 상황이 있었고 선수들이 그걸 지켜보고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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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승주 격려하는 김사니 감독대행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화성 IBK 기업은행 알토스의 경기. 김사니 IBK 감독대행(오른쪽)이 경기가 끝난 뒤 표승주를 격려하고 있다. 2021.11.23 goodluck@yna.co.kr


그러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말이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세 명 모두 입을 다물었다.

주전 세터 조송화가 왜 서 감독과 갈등을 빚었는지에 대해서도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답변을 피했다.

김수지는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의 동시 경질을 촉발한 요인에 대해선 "(조송화가) 팀을 이탈하면서 이런 게 불거졌고 기사화됐기 때문에 일의 시작점을 얘기하자면 그때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김희진은 선수단과 감독 간의 불화에 대해서는 "프로면 프로답게, 감독님이면 감독님답게 각자 위치에서 맞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당한 일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맞지만 이전 감독님들은 우리가 모시던 어른이니까 우리가 입장 발표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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