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테니스스타 펑솨이(왼쪽)가 21일 중국 어린이테니스대회 결승전 개회 행사에 참석해 아이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전직 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19일만에 등장한 모습이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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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중국 전직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행방이 묘연했던 중국의 테니스스타 펑솨이(35·Peng Shuai)가 장장 19일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실종설, 감금설이 흉흉하게 번져가던 타이밍에 등장한 깜짝 근황이었다.
일단 펑솨이가 최소한 사망하지 않았다는 것은 확인되었으나, 어떤 이유로 펑솨이가 직접 자신의 입장을 추가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지 의혹은 남아있다.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인은 21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펑솨이가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열린 유소년 테니스 경기에 나타났다”며 관련 동영상을 올렸다.
37초 분량의 영상 속에서 펑솨이는 운동복 차림으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한 얼굴로 인사한다. 이 영상은 현장에 있던 환구시보 기자가 촬영한 것이라고 후 편집인은 전했다.
그는 20일 밤에도 트위터에 “펑솨이가 코치, 친구들과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 두 개를 확보했다”며 각각 14초와 1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펑솨이는 연보라색 패딩점퍼에 하얀색 털모자를 쓰고 있다.
그런가하면 관영 CGTN 기자도 지난 19일 펑솨이가 누군가의 방으로 보이는 공간에서 반소매, 반바지 차림으로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올렸다.
충격적인 폭로 이후 연기처럼 증발했던 펑솨이가 세레나 윌리엄스, 오사카 나오미 등 세계적인 테니스스타들과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회와 유엔(UN) 인권위원회, 미국 백악관까지 나서자 기다렸다는 20~21일 사이에 연이어 여기저기에 출몰한 셈이다.
다행히 펑솨이의 모습이 외부에 알려지긴 했지만, 많은 이들이 요구했듯 펑솨이가 자신의 육성으로 자신의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가 없어 그저 번져가는 의혹을 차단하기 위한 강압적 사진촬영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WTA투어를 이끌고 있는 스티브 사이먼 회장은 “펑솨이로 보이는 영상이 관영방송 때문에 공개돼 기쁘다. 그녀를 보게 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강제 또는 외압 없이 그녀가 자유롭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면서 “은폐되고 검열당한 그녀가 성폭행당했다는 혐의와 그녀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사이먼 회장은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의혹이 높아지자 “장가오리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펑솨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없을 경우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취소하겠다. 2022년 중국에서 수천만 달러 규모의 10여개 행사가 예정되어 있으나, 이를 기꺼이 취소할 용의가 있다. 우리는 정의를 요구해야 하며 이는 타협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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