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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요소수 품귀 현상

요소수 대란에 비료까지 품귀?…"밥상물가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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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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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경기도의 한 농업 자재센터에서 관계자가 비료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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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요소 대란이 농산물 등 밥상 물가까지 밀어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요소는 요소수 뿐 아니라 농업용 질산질 비료(요소비료)의 주원료로도 쓰이는데, 요소가 부족하면 요소비료가 귀해져 농작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정부는 내년 2월까지 비료 품귀 현상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요소 대란이 장기화될 경우 비료 부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 가격 급등, 이른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충분하다"지만…농업 현장에선 비료 사재기


1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말까지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요소비료를 1만8000톤(t)으로 추산했다. 동절기 농한기에 들어가면서 비료 사용량이 줄어든 만큼 이미 확보한 비료 완제품 물량 3만5000톤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게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내년 2월까지 공급가능한 물량을 9만5000톤으로 전망하고, 예상수요 4만4000톤을 감당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전체 요소비료 수요량은 47만2000톤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현장이다. 전체 비료용 요소 수입 물량의 70%를 공급해온 중국에서의 요소 수입이 막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선 농가에선 '비료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비닐하우스 농가를 제외하곤 당장 동절기에 쓸 필요는 없지만 파종 시기 전후에 사용하는 비료 특성상 내년 농번기를 놓칠까 우려하는 농민들이 비료 비축에 나섰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선 지역단위 농협에선 1인당 비료 판매 물량을 제한하는 등 방법으로 초과수요를 통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불필요한 가수요 방지 차원에서 주간 단위로 비료 공급을 통제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지역농협별 판매량과 현재 재고량을 파악해 공급물량을 배정하고 농협과 비료회사를 통한 특별공급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농협은 불필요한 가수요 관리를 강화하고 농업인들도 실제 필요한 물량만을 구매해 달라"며 "불필요한 가수요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겨써달라"고 당부했다.


귀해진 요소비료, 농산물 가격 끌어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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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의 한 요소수 생산 공장에 당인 생산에 사용될 요소가 쌓여 있다. 이 업체는 기존 하루 150톤 가량의 요소수를 생산하고 있었으나 요소 확보에 차질을 빚어 현재 하루 평균 5~10톤 가량만 생산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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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실제 비료 수급에까지 문제가 생긴다면 농작물 수확량이 줄면서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설령 비료가 충분히 공급되더라도 요소 가격 상승분이 비료 가격에 반영돼 결국 농산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 오전 김현수 장관 주재 '요소비료·요소수 필요 농기계 상황점검회의'에서 요소 등 원자재 가격 반영 주기를 연간에서 분기로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농협은 매해 연초 비료업체와 단가계약을 맺어 확보한 비료를 농가에 공급하는데 이를 분기별로 계약하겠다는 의미다.

농협은 그동안 비료가격이 농가에 부담을 주거나 농산물 생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비료가격을 동결해 왔다. 그러나 올해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물류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요소가격이 20㎏ 비료 1포 기준 9250원에서 1만600원으로 오르자 비료 평균가격도 1만681원에서 1만1681원으로 1000원(9.4%) 인상했다. 앞으로는 요소가격의 비료가격 반영시기가 분기로 단축되는 만큼 요소가격 상승분이 비료가격에 종전보다 빠르게 반영될 전망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요소는 탄소배출이 많은 규제대상으로, 에너지 대란과 비료공급 부족, 곡물대란으로 이어지는 영향을 경계해야 한다"며 "중국 해관총서(세관)가 요소 등 비료 관련 품목 29종 선적시 새로운 수출증명서를 요구했는데, 이는 사실상 비료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로 자칫 애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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