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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K리그 100호골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양동현(수원FC)의 다음 목표는 그다음에 있을 한 경기, 한 경기였다.
지난달 31일 열렸던 수원FC와 울산현대의 경기에서 또 하나의 대기록이 작성됐다. 후반 12분 양동현이 한승규가 밀어준 패스를 마무리하면서 K리그 통산 100호골을 터트렸다. 양동현 이전까지 1983년 출범한 K리그에서 10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단 10명뿐이었다. 이동국, 데얀, 김도훈, 샤샤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만이 갖고 있던 기록이다.
양동현이 2005년 울산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해 100호골을 터트리기까지는 무려 1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면 밀려날 수밖에 없는 프로의 세계에서 16년을 뛴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데뷔 17년차 공격수이기에 이제는 새로운 시작보다는 마지막 마무리를 고민해야 할 시기다. 그러나 양동현은 멀리 보지 않았다. 당장 있을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가고 있었다.
다음은 양동현과의 일문일답
-K리그 통산 99호골을 넣고, 100호골이 오랫동안 터지지 않았다. 그 사이에 조급함이 생기지는 않았는가.
조급함은 없었다. 왜냐하면 수원삼성전에서 득점을 하고, 훈련 중에 다쳐서 발목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부상 때문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깁스를 풀자마자 경기에 투입이 됐다. 몸을 만들어가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조급하지 않았다.
-K리그 통산 득점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앞으로 선수 생활하면서 어떤 것들을 더 이루고 싶은지.
이제 나이가 36이고, 내년이면 37살이다. 언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지금 이 시기에 또다른 목표를 잡는다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지금 최선으로 할 수 있는 건 한 경기, 한 경기를 잘 치르는 것이다. 크게 봐서는 한 시즌 동안 공격수로서의 가치를 찾고, 얼마만큼 경쟁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지다. 그런 모습에 따라서 스스로도 1년 더 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할 수 있기에 다른 목표보다는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하고 싶다. 선수로서 경기장에서 뛸 때 가장 행복하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1년씩 해서 내가 경쟁력이 없다면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7골인데,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기록이다. 그래도 스스로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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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성남FC에서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승격팀인 수원FC로 이적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김도균) 감독님이 연락을 주셨고, 같이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저를 찾아주셨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감사했다. 제가 울산에 있을 때 코치로 계셨다. 어떤 스타일의 지도자인지 잘 알고 있었다. 2부에서 올라온 팀이지만 팀이 공격적인 스타일을 보여줬다. 공격수인 저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봐서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득점왕 출신인 안병준의 대체자로 영입됐지만 초반부터 부상이 있었다. 그동안 라스가 활약하기 시작했다. 입지가 줄어들 수도 있었는데, 꾸준히 제몫을 해줬다. 경쟁에서 이겨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다치면 몸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간이 충분히 필요하다.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젊었을 때보다 회복이 더 길어진다. 그래도 공격수는 팀에서 첫 번째는 아니더라도, 두 번째로 골을 많이 넣는 선수는 되어야 한다. 10골에 근접하는 득점을 해야 한다. 그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서 개인적인 보강 훈련을 나름 신경을 많이 썼다. 제 자리에 다른 선수들도 있지만 나만의 스타일과 경험이 경쟁력이 있다고 믿었고, 내가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거라고 믿었다. 다행히 이번 시즌에 그런 점들이 잘 이행이 됐다.
-김도균 감독은 매번 팀이 힘들 때마다 베테랑들의 힘이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박주호, 정동호 같은 선수들과 함께 어떻게 팀 분위기를 잘 잡아갔는지 궁금하다.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운동장에서도 창의성을 발휘하게끔 모든 부분을 배려를 해주신다. 이번 시즌 새로운 팀으로 달라졌다. 그러면서 각자 능력은 있다는 걸 알았지만 서로의 스타일을 파악하는데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서로가 어떤 걸 잘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통이 잘 안된 점도 있었다. 그때는 선배로서 싫은 소리도 했지만 주호를 중심으로 해서 우리가 해야 할 것들과 어떻게 경기를 운영할 것인지를 두고 잘 이야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생겼고, 감독님이 각자의 장점들을 살려주는 축구를 했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는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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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준과도 이야기를 해보니 후배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준다던데, 많게는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잘 어울리는 비법이 있는가.
수원FC와서 이렇게 분위기 좋은 팀 없다고 했었다. 저보다 15살 이렇게 막 어린 친구들과 있지만 전혀 어려워하지 않는다. 시대도 많이 달라졌다. 예전의 방식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그걸 얼마나 빠르게 인정하는지가 중요하다. 선수들과 소통하고, 친구같이 편안하게 생활하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전성기 시절에는 팀의 득점을 책임지는 스트라이커로서 주연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주연보다는 조연에 가깝게 활약했다. 약간의 아쉬움도 있을 것 같은데.
인정할 부분들은 빠르게 인정하고,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기능적인 면에서 떨어졌을 것이다. 그 당시의 모습만 잡고 있으면 저한테도, 팀에게도 마이너스다. 제가 과거에 잘했던 모습을 라스가 더 잘해주고 있다. 그 선수가 많은 득점에 관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저한테도 많은 기회가 왔고, 그 과정에서 우리 팀이 좋은 위치까지 오지 않았나.
-수원FC가 이번 시즌에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파이널 라운드 그룹A에 진출했다. 구단 역사상 처음있는 일인데, 최근 들어 다시 하락세다. 김도균 감독도 동기부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예전보다 좋은 선수들이 왔다고 해서 팀이 쉽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좋은 내용과 결과가 나왔다. 상위 스플릿 진출이 거의 확정적으로 다가오자 선수들이 조금 편해졌던 것 같다. 강등의 위험을 벗어났다는 생각에 투쟁심을 조금 잃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했다. '마지막 남은 경기들이 중요한 선수들이 있고,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지 않는 선수들도 있을 것이다. 여기 있는 선수들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경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수원FC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양동현 선수 정도의 나이가 된다면 은퇴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 같다. 앞으로 선수 생활을 몇 년 정도 더 이어갈 생각인지.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 17년 동안 하고 있더라. 가끔 놀란다. 지금까지 할 수 있는 것도, 치열한 곳에서 버텨왔다는 것에 대해 뿌듯함은 조금 있다. 언제, 어떻게 은퇴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그만둘 것이다. 경쟁력이 없는 선수가 과거를 회상하면서 끈을 놓지 않는다는 건 좋은 모습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해야 경쟁력을 위해서 더 노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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