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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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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정국 머리 부럽다”··· 中 부모들, 애들한테 씌우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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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 아기의 머리 형태를 둥글게 만들어주는 ‘교정용 헬멧’이 인기를 끌고 있다.

1일(현지 시각) 미국 매체 인사이더는 자녀의 두개골을 둥근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 교정용 헬멧을 구매하는 중국의 젊은 부모들이 늘고 있다고 텐센트뉴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텐센트뉴스는 지난 10월 “최근 아기 머리 모양을 교정하는 법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하며 관련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 따르면 중국의 부모들은 쉽게 좌우 대칭을 잃는 아기의 두개골을 바르게 하기 위해 교정용 헬멧을 사용한다. 대칭을 잃은 두개골이 아기의 뇌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달 SCMP는 “중국의 젋은 부모들이 둥근 형태의 아기 머리를 선호한다”며 “어릴 수록 쉽게 두개골 모양을 바꿀 수 있어 둥근 형태의 유아용 교정용 헬멧이 인기를 끈다”라고 보도했다. 또 개인 맞춤형으로 제작되는 이 헬멧의 가격은 개당 300위안(약5만5000원)쯤이라며 “가격은 헬멧의 재질이나 목적에 따라 변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런 인기에 대해서는 “수십년 전 (중국) 사람들은 납작한 머리와 큰 이마를 행운의 상징으로 믿었고, 아기들을 책이나 나무판자 위에 눕게 해서 뒷머리를 납작하게 만들었다”며 “이제는 둥근 머리로 유행이 변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납작한 형태의 두개골에 대한 젊은 세대의 거부감은 교정용 헬멧의 유행을 더 부추겼다”라고 했다.

실제로 자녀의 머리를 교정하고 있다고 밝힌 한 중국 여성은 “내 아이는 나처럼 납작한 머리로 고통받거나 후회하지 않길 원한다”고 SCMP에 말했다. 이 여성처럼 자기 두개골 모양에 불만을 가진 중국 네티즌들은 현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조선일보

지난 9월 BTS 멤버 중 정국의 머리 형태가 최고라고 밝힌 한 중국 네티즌이 교정용 헬멧을 웨이보에 소개했다. /웨이보


웨이보에 ‘머리가 얼마나 평평한지 말해보자’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온 글은 3만2000개가 넘고, 전체 조회수는 4억건이 넘는다. 이 해시태그에는 “둥근 머리가 평평한 머리보다 똑똑하다”, “평평한 머리를 숨길 수 있는 헤어스타일링 방법”,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머리 형태를 둥글게 하고 싶다” 등 머리 형태에 대한 다양한 글이 올라온다. 최근 한 네티즌이 해당 해시태그와 함께 “(BTS) 정국의 동그란 머리가 너무 부럽다”라며 “내 아이는 반드시 그렇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남긴 글은 1000개가 넘는 추천을 받기도 했다.

◆ 교정용 헬멧 인기에 우려의 목소리···“아기 위험할 수도”

교정용 헬멧이 인기를 끌자 중국 현지 전문가와 매체는 유아의 두개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면 아기가 위험할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중국 난징의 한 소아과 의사는 “교정용 헬멧은 의학적인 이유에서만 사용해야 한다”며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라고 SCMP에 말했다. 이어 “부모가 자녀에게 자신의 불안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중국 한 육아 전문 매체는 아기가 하루 중 23시간 이상 착용해야 한다는 일부 교정용 헬멧의 착용법을 두고 “아기의 척추나 피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아기가 부모의 어리석음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지 말라”고 지난달 보도했다. 그러면서 아기의 둥근 머리에는 헬멧이 아닌 부모의 수고가 필요하다며 “아기가 잠잘 때는 한쪽으로 눕지 않게 하고, 깨어있을 때는 안아주고 함께 걸으면 된다”라고 했다.

[송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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