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넷플릭스는 되는데 쿠팡·쓱닷컴은 안되고…복잡한 캐시백사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분기 월평균대비 3% 초과액 인정…사용처 복잡해 혼선

온라인쇼핑 기준 모호…오프라인 식당·교통비 등은 인정

사업 시행기간 절반 지나가는데 실적 5분의 1 수준 그쳐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10월 한 달 간 카드를 더 쓰면 10%를 되돌려준다는 카드 캐시백에 신청한 A씨(39). 10월을 얼마 남기지 않고 카드 앱을 통해 실적 내역을 들여다봤다. 이달 사용액이 2분기 월평균보다 더 많은데도 캐시백 대상이 되려면 아직 10만원 이상을 더 써야 했다. 인정되는 사용처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환급을 받으려면 점포별 맞춤 전략을 짜야만 하는 건지 피곤한 생각이 든다.

이데일리

서울 시내에서 한 시민이 카드를 이용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4분기 소비 활성화를 위해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업종·매장별로 실적 인정 기준이 달라 온전한 소비 활성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0만원짜리 TV 샀는데…환급대상 제외

상생소비지원금은 10~11월 한 달 간 카드사용액이 2분기 월평균보다 3% 이상 많을 경우 증가분의 10%를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실적에서 제외하는 사용처가 적지 않아 환급을 받기 위한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사업 신청자 중 한명인 A씨의 카드 결제 인정 내역을 토대로 살펴봤다. 신한카드를 주카드로 지정한 A씨의 2분기 월평균 카드 사용 인정액은 약 135만원이다.

10월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280만원대를 지출했지만 아직 환급 대상이 아니다. 2분기와 같은 기준으로 실적이 인정된 결제액은 약 123만원, 캐시백 인정 기준(135만원+3%)인 약 139만원에 미치지 못해서다.

이데일리



세부 결제 내역을 보면 온라인 쇼핑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A씨는 온라인을 통해 10월 한달간 약 156만원을 지출했다. 이중 실적 인정액은 14만원에 그쳤다. 한 온라인쇼핑몰에서 110만원 가량을 들여 TV를 구매했지만 온라인쇼핑몰이 실적 제외 대상인 점이 가장 컸다.

같은 대형 온라인 플랫폼이라도 한 곳은 되고 다른 곳은 안되는 등 기준이 모호했다. 의류 구입 과정에서 SSG닷컴에서 결제한 20만8000원은 제외된 반면 LF몰에서 쓴 10만6000원은 실적으로 인정받았다.

쿠팡에서 쇼핑을 자주하는 A씨는 쿠팡 결제액 12만원이 제외됐지만 네이버쇼핑을 통해 온라인몰에서 옷을 사기 위해 결제한 2만2000원은 실적 대상에 포함됐다. 매월 구독하고 있는 넷플릭스 결제액(1만2000원)은 캐시백 실적이 됐다.

최근 인기 운동으로 떠오른 골프도 실내외 구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결제한 1만2000원은 실적에 포함됐지만 골프 라운딩 때 결제한 그린피 등 21만5000원은 제외됐다.

오프라인 결제한 금액은 대체로 기준이 후하다. 식당·술집·카페나 영화관, 편의점 등은 전액 실적으로 인정됐다. 한 백화점에 입점해있는 완구점 결제 금액 약 2만원도 대상에 포함됐다. 교통비와 관련해서는 고속철도(KTX)·주유비·택시 등은 물론 대리운전비와 고속도로 통행료, 주차장비 등도 실적으로 인정 받았다.

“저소득층 집중 지원해 재정 승수 효과 높여야”

정부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중 캐시백사업에 당초 1조1000억원을 편성했다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산 등을 감안해 7000억원으로 확정했다.

환급 비율이 10%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7조원 규모의 추가 소비 창출 효과를 노린 것이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규모 약 1836조원에서 추가 7조원 소비가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해도 0.38% 정도의 GDP 성장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이데일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차 추경안 발표 당시 “지난해 훼손된 소비력이 올해도 이전 수준으로 충분히 회복되지 못해 정부로서는 민간 소비력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소비 진작 방안의 하나로 상생소비지원금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소비 증대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날 기재부에 따르면 다음달 15일 지급 예정인 10월분 캐시백 환급 규모는 1465억원으로 가집계됐다. 사업 시행기간은 절반 가량 지났지만 실적은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월말로 갈수록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는 사업구조를 감안할 때 캐시백 지급 예정액은 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한정된 재원에서 재정 승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취약계층 중심 지원이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과 같은 카드 캐시백사업 방식은 소비 대체 효과가 크고 소비액을 늘리기 쉬운 고소득층 위주로 혜택을 받아 유동성을 더 늘리는 수준에 그친다”며 “근본적인 민간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저소득층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더 실효성이 높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