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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수술에도 우뚝 선 박철우…한국전력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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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서 4연속 득점…"소방수로 제대로 불 껐다"

연합뉴스

하이파이브 하는 박철우(오른쪽)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베테랑 공격수 박철우(36)는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두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발목 수술로 한 차례, 심혈 관련 수술로 또 한 차례 병원 신세를 졌다.

적지 않은 나이의 박철우는 비시즌 다른 선수들처럼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박철우는 풀타임으로 경기에 임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중요한 순간에 나서는 소방수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우의 공백은 뼈아팠다.

한국전력이 올 시즌을 앞두고 뽑은 이란 출신 외국인 선수 바르디아 사닷은 개막을 앞두고 복근 부상으로 쓰러졌다.

한국전력은 곧바로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뛰었던 다우디 오켈로(등록명 다우디)와 계약했지만, 입국이 늦어지면서 원활한 훈련을 하지 못했다.

다우디는 이달 초에 자가격리에서 해제됐고, 정상적이지 않은 몸 상태로 급하게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다우디 역시 풀타임을 뛰기 어려운 상황이라서 같은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의 공백은 매우 아쉬웠다.

힘든 여건에서 박철우는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펼쳤다.

그는 2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경기 2세트에서 컨디션 난조로 부진한 다우디를 대신해 코트에 섰다.

일종의 '원포인트 공격수'로 나선 것인데, 장병철 감독의 바람대로 제대로 불을 껐다.

그는 16-16에서 강력한 스파이크 공격을 시작으로 홀로 4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그는 공격에만 치중하지 않았다. 20-16에서는 상대 팀 홍상혁의 움직임을 읽어 블로킹을 성공한 뒤 포효하기도 했다.

분위기를 가져온 한국전력은 내리 2, 3세트를 가져가며 세트스코어 3-1의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장병철 감독은 "박철우는 팀 분위기를 이끌었고, 소방수 역할도 훌륭하게 소화했다"며 흐뭇해했다.

같은 팀 후배 서재덕은 "철우 형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줬다"고 밝혔다.

이날 박철우는 2, 3세트에만 출전해 10득점을 올렸다. 겉으로 드러난 기록 만으론 그의 활약상을 설명하기 어렵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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