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영화 '이터널스'
길가메시役 마동석
첫 마블 히어로 도전
해외 활동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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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마동석이 남성 배우 최초로 마블에 입성했다. 할리우드에서 슈퍼 히어로 역할로 활약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K콘텐츠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는 걸 느낀다"며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마동석은 22일 오전 진행된 영화 '이터널스'(감독 클로이 자오) 기자회견에서 "마블 영화의 팬이었다"며 "K콘텐츠가 전 세계 최고가 될 것 같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미국에서 화상 연결로 인사를 전하던 도중 깜짝 등장한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영화에서 그는 내 보호자였지만, 이제 사랑하는 친구가 됐다"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간 마동석은 꾸준히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해왔다. 배우로 데뷔하기 전, 미국에서 돈 리(Don Lee)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해외 활동을 꿈꿨다. 국내에서 독보적 캐릭터로 자리를 잡자 하나둘 러브콜이 들어왔다. 그는 "영화 '부산행'이 해외에 많이 알려진 후 6년 동안 할리우드에서 여러 제안을 받았다. 다른 슈퍼 히어로물의 제안도 받았는데 국내 작품 일정과 타이밍이 안 맞았다"며 "몇 년 전에 캐스팅 디렉터가 '이터널스' 길가메시 역할을 들고 제게 '꼭 해보라'고 해줬다"고 떠올렸다.
이후 마동석은 화상을 통해 클로이 자오 감독, 영화 프로듀서와 이야기를 나눴다. 오디션은 없었다고. "클로이 감독이 제 영화 여러 편을 보고 분석을 마친 후 이야기에 나섰다. 원래 모습과 성격, 다른 영화에서 연기한 캐릭터를 보고 복싱 스타일을 적용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길가메시는 코믹스에서 아시안이 아니다. 신화 속 인물을 아시안으로 바꾸고 그 외에도 많은 설정을 바꿔줬다. 감독이 마동석에게 잘 맞는 캐릭터가 되길 바란다고 해줬고, 의논을 많이 했다."
국내 팬들은 '이터널스' 예고편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막강한 아시안 히어로인 길가메시에도 관심이 쏠렸다. 마동석은 "길가메시는 영원불멸한 존재다. 7천 년 이상을 살아왔다. 인간적인 모습과 더불어 인간을 넘어선 존재에 가까운 모습을 함께 연기해야 했다"며 "마음이 따뜻하고 정도 많다. 식구들과 인간을 보호하는 보호자이기도 하다. 특히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캐릭터의 보호자로서 따뜻하고 재밌는 면모도 지녔다. 데비안츠라는 괴물과 싸울 때는 사납고 강력한 전사, 파이터로 변하는 캐릭터이다. 따뜻함과 유머, 사나운 전사 같은 면을 골고루 가진 것이 캐릭터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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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랜드'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수백 개의 상을 휩쓴 클로이 자오 감독이 '이터널스' 메가폰을 들었다. 마동석은 연출적인 소통을 넘어 인간적인 교감을 나눴다고 했다. "예술과 상업적인 부분에 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연출자다. 능력을 갖췄지만 겸손하고 소통을 많이 한다.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이야기하지 않고 겸손하게 말했다. 똑똑하고 좋은 감독이자 친구가 됐다."
마동석은 '이터널스'의 메시지에 공감한다고 했다. 슈퍼 히어로물로서 재미에 충실했다면서도 극이 품을 메시지를 강조했다. "영화는 국적이나 피부색, 성별, 나이로 나눠 편견을 갖지 말고, 사람 개인을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히어로들이 각자 다른 개성과 힘을 지녔지만 하나로 힘을 합칠 때 가장 강력해진다. 넓은 마음으로 서로 바라봐주고 화합하며 살아가자는 메시지가 잘 전달되길 바란다."
안젤리나 졸리, 리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아니, 셀마 헤이엑 등 배우들과 마동석은 촬영을 함께하며 진짜 가족이 됐다. 영화 속 설정처럼 실제 다국적 배우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향해 달린 덕이다. 그는 "처음부터 마음을 열고 만나서 그런지 가족처럼 지냈다. 서로 더 살피고 배려하며 사이가 좋아졌다.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빠른 시간 내에 가족이 되는 경험은 처음이었는데 신기했다"고 떠올렸다.
미국 야외 세트장에 들어서자 비로소 할리우드 진출이 실감 났다고 했다. "열정은 할리우드나 충무로나 같다. 그런데 야외 세트장에서 놀랐다. 원래 야외 세트장은 허허벌판이었다. 이후 다시 찾은 세트장에 나무와 숲을 만들어놨더라. 깜짝 놀랐다. 또 블루스크린에서 찍을 법한 장면을 실제 바닷가 절벽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경호원만 200여 명이었는데, 수백 명이 한 영화를 위해 화합한다는 점도 놀랐다. 서로 잘 조화되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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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칸 영화제 등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상을 받으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공개 직후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관해 마동석은 "최근 봉준호 감독님 등 좋은 작품이 많이 보이지만, 이전부터 좋은 K콘텐츠가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OTT 플랫폼이 없고 국내 작품이 잘 알려지지 못했다. 이제 기회가 많이 생겨나며 관심이 이어질 것이다. 한국이 전 세계 최대 나라라는 이미지를 계속 살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계속해서 해외 무대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계획된 글로벌 작품이 많다. 제작 영화도 있고, 출연 예정인 할리우드 영화도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여러분이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 일희일비 하지 않고 늘 겸손하고 묵묵히 연기하겠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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