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전문 "오징어게임, 한국사회 좌절감·계층화 반영"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서울 AFP=뉴스1) 금준혁 기자 = 넷플릭스에서 8일(현지시간) 제공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C) AFP=뉴스1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국무부의 외교 전문에 등장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국무부의 외교 전문을 입수했다며 "국무부 전문은 오징어 게임에서 한국 정치의 메아리를 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전문은 오징어 게임이 내년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암울한 경제 상황에 관한 한국 사회의 좌절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묘사했다.

또 한국 양대 정당의 대선 주자들이 스캔들에 휘말린 가운데 '매우 계층화한 한국'에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전문은 "이 어두운 이야기의 중심에는 평균적 한국인이 느끼는 좌절감이 있다"며 특히 취업, 결혼,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을 위해 몸부림치는 한국의 청년 세대에 주목했다.

또 주요 정당의 대선 경쟁자들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내세우지만 이들의 주장은 청년층 사이에서 이미 커지고 있는 정치적 냉소주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린폴리시는 미국 외교관들은 오징어 게임이 한국 양대 정당의 부패 혐의로 훼손된 대선의 시대정신을 포착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장동 의혹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가족의 비위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상황을 전했다.

전문은 "한국 언론의 정보원과 비평가들은 이 드라마가 한국의 승자독식 사회와 계층 불평등을 묘사해 인기를 끈다고 본다"고도 전했다.

전문을 작성한 주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한 미국 대사관일 가능성이 높다. 국무부는 이 전문에 관한 언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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