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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오징어 게임' 전세계 돌풍

7살 아이가 그린 ‘오징어 게임’ 그림 올렸다가…아동학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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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유튜버 ‘오징어tv’가 공개한 그림/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한 유튜버가 7살 아이가 그렸다는 그림을 썸네일(미리보기 이미지)로 공개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그림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을 묘사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유명 유튜버의 7살짜리 구독자 선물’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유명 유튜버 ‘오징어tv’ 한 영상의 썸네일 캡쳐본이다. 7살 아이가 그렸다고 한다. 엄마는 그걸 자랑스럽게 해당 유튜버에게 전달했을 거고, 유튜버는 또 자랑스럽게 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을 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그림을 잘 보면 첫 번째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묘사돼있다”며 “맨 왼쪽의 큰 여자아이 손에 무언가 들려있는데 총으로 보인다. 그 옆에 세모가 그려진 작은 사람과 누워있는 사람 등이 보인다”고 했다.

그림 속 묘사된 장면은 ‘오징어 게임’의 1화에서 진행되는 첫 번째 게임으로 추정된다. 드라마에 따르면, 술래 인형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고 뒤를 돌아본 후 움직임이 포착된 참가자들은 총에 맞아 죽는다. 첫 사망자가 발생한 뒤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면서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그는 “‘오징어 게임’의 시청 연령은 당연히 ‘청소년 관람불가’다. 그런데 이 그림을 7살짜리가 그렸다? 정확하게 묘사한 걸 보니 정말 시청한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유튜버는 ‘아동학대 근절’을 외치고 어린이집 앞에서 1인 시위를 해 왔다. 구독자는 7살짜리 딸에게 청소년 관람불가인 ‘오징어 게임’을 보여주고 응원 그림을 그리라고 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걸 또 유튜버는 좋다고 올리니 아주 환상의 컬래버”라고 했다.

A씨는 “제 생각에는 이 그림이야 말로 진짜 심각한 ‘아동학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말 아이러니하다. 아동학대 근절을 외치는 유튜버의 구독자가 본인 아이를 아동학대 하는 짓을 하다니”라며 “그리고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그림을 자랑스럽게 본인 유튜브 채널에 올릴 수 있다니 이젠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제발 누가 애가 그린 것처럼 눈속임한 거라면 좋겠다”, “7살 아이한테 ‘오징어 게임’ 보여준 게 사실이라면 이건 뭐…”, “진짜 애가 그렸다면 엄마를 아동학대로 신고해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모친 B씨 “악의적인 비방글…억울하고 참담”

해당 그림을 그린 아동의 모친 B씨는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이같은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B씨는 “올해 초부터 아동학대로 사망한 정인이에 관심을 갖게 됐고, 관련 영상을 게시하던 해당 유튜브를 구독하게 됐다. 그 채널을 통해 정인이 관련 온·오프라인 활동을 하게 됐다. 제가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아이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며 “아이가 지난 4일 오후 혼자 그림을 그려서 갖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오징어 게임’과 비슷한 장면을 그린 것과 관련해서는 “집에는 넷플릭스가 설치되어 있지 않고, TV자체도 잘 보지 않는다”며 “학원에서 ‘오징어 게임’을 알게 된 것 같다. 부모가 주의를 줘도 각종 매체에 쉽게 노출되다 보니 접하게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이가 (해당 유튜버와) 몇 번 만난 적이 있어 운영자님께 글씨를 적어 제게 보여줬다. 글씨를 적은 걸 보고 힘내자는 의미로 그날 카톡으로 운영자에 사진을 전송했다”며 이후 8일 온라인 방송에서 해당 사진을 썸네일로 사용했다고 부연했다.

B씨는 “그러던 중 다른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아이가 그린 게 아니다’, ‘어른이 조작한 것’ 등의 주장을 하며 아이 그림을 무단으로 가져다 비방의 도구로 사용했다. 영상에는 ‘오징어게임을 보여준 엄마 자체가 아동학대다’, ‘엄마분 정신차리세요’ 등 다양한 댓글이 올라왔다”며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봐 그냥 마무리 지었는데, 이후 커뮤니티에도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게 하고 아동학대 했다’는 취지의 글도 게시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른들이 왜 아이 그림을 마음대로 퍼가서 방송소재로 삼아야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부모인 저를 저격하기 위함이라는 명목 하에 자극적이고 악의적 내용으로 글을 작성했다”라며 “저와 아이를 매도하는 기사를 보면서 억울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징어 게임’은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줄다리기’, ‘달고나 뽑기’ 등 게임을 소재로 한다. ‘오징어 게임’은 국내에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분류됐으며, 미국에서도 ‘TV-MA’(성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이 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미국과 유럽 등 해외 학교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폭력성을 두고 경고도 나왔다. 미국 부모들로 구성된 미디어 감시단체인 부모 텔레비전·미디어 위원회(PTC)는 논평을 통해 “부모들은 넷플릭스에서 자녀 보호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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