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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하 스포츠] ‘꼴찌에게 희망을’ 심준석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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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덕수고 2학년 우완투수 심준석. 대회 투구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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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석리그’가 있다. KBO리그 내 형성된 한시적 리그다. 2017시즌 동안 펼쳐진 ‘강백호리그’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일단 심준석(17)은 덕수고 2학년 우완투수다. 1학년 때부터 시속 150㎞대의 강속구를 던졌다. 올해는 시속 157㎞까지 찍혔다고 한다. 커브도 수준급으로 구사한다. 신체 조건까지 좋다. 193㎝에 98㎏이다. 프로 어느 팀이든 탐이 날 만한 ‘완성형 투수’에 가깝다.

심준석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지 않으면 전면 드래프트로 바뀌는 내년 KBO리그 신인 지명에 나온다. 올해 꼴찌팀 지명이 확실시되는데 현재로서는 한화 이글스가 0순위에 있다. 한화는 10개 팀 중 유일하게 승률 3할대에 머물고 있다. 꼴찌여도 심준석을 품고 ‘미래’를 도모할 수 있으니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야구계에서는 “올해는 8~9위를 하는 것보다 10위가 낫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아직은 어느 팀이 꼴찌를 할지 단정할 수 없다. 한화와 9위 기아 타이거즈가 3경기 승차(27일 기준)를 보이기 때문이다. 기아가 한화보다 8경기를 덜 치른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또한 두 팀은 아직 6차례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당장 이번 주말 2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앞서 2017시즌에는 당시 서울고 2학년 강백호(KT 위즈)를 두고 ‘강백호리그’가 펼쳐진 바 있다. 당시 케이티, 삼성 라이온즈 등이 꼴찌 후보였는데 케이티가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강백호를 품었다. 강백호는 2018시즌 신인왕을 거쳐 2020년 케이티가 팀 창단 최초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 데 도움을 줬다. 올해 또한 타격 1~2위를 다투면서 케이티의 정규리그 1위 및 한국시리즈 직행에 앞장서고 있다. 케이티는 2017년 비록 꼴찌를 했지만 ‘강백호’라는 거물급 신인을 영입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하겠다.

현재는 심준석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하기 때문에 ‘심준석리그’의 끝이 싱거워질 수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 선택의 순간까지는 알 수 없다. ‘꼴찌에게 희망을’ 주는 ‘심준석리그’다. 물론 고의로 꼴찌를 할 프로 구단은 없겠지만 말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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