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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페이스’ 권순우, 한국 선수 18년 만에 ATP 투어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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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나오픈 결승서 더크워스 2-0 완파

2003년 이형택 이후 한국 선수로는 처음

권순우 “첫 타이틀에 진짜 행복하다”


한겨레

한국 테니스 선수로는 두번째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타이틀을 차지한 권순우. AT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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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 포인트로 승패가 결정된 순간. 코트 위로 그대로 쓰러진 챔피언. 그 ‘포커페이스’도 울컥한 감정을 숨길 수는 없었다. 하지만 곧바로 일어선 그는 상대와 악수하며 환하게 웃었다. 손을 흔들며 팬 서비스를 한 그에게 관중은 큰 박수로 환호했다.

한국형 테니스선수 권순우(24·당진시청)가 26일(한국시각)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아스타나오픈(총상금 48만달러) 단식 결승에서 호주의 제임스 더크워스를 2-0(7:6<8-6> 6-3)으로 누르고 사상 첫 투어 타이틀을 챙겼다. 우승 상금 4만7080달러. ATP 250 대회여서 랭킹 포인트 250점을 받은 권순우는 82위에서 57위로 랭킹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에서는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54위)에 이은 2위다.

유럽이 강세인 테니스 세계에서 ATP(250, 500, 1000) 투어에서 우승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이날 권순우는 2003년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이형택 이후 18년 8개월 만에 ATP 투어 정상에 올랐다. 한국인으로서는 두번째 ATP 투어 우승이다.

정현(282위·제네시스 후원)이 2017년 11월 신설 대회였던 넥스트 제너레이션에서 우승한 사례가 있지만, 이 대회는 ATP 투어 정규 대회가 아니었다. 이런 까닭에 권순우는 우승 뒤 영어 인터뷰에서 “정말 정말 행복하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전날 4강전에서 알렉산더 버블릭(34위·카자흐스탄)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올라오는 등 강행군을 벌인 권순우는 이날 결승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1세트 상대 더크워스와 서로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6-6에 이른 권순우는 이후 타이브레이크에서 특유의 빠른발, 집중력, 깊게 들어가는 스트로크로 상대를 눌렀다(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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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가 26일(한국시각)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열린 남자프로테스(ATP) 투어 아스타나오픈(총상금 48만달러)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뒤 관중에 손을 흔들고 있다. ATP 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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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트에서는 권순우가 확고하게 흐름을 장악했다. 첫 서비스 게임을 내줬지만, 두번째 상대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균형을 맞췄고 이후 상대의 3번째 서비스 게임을 깨면서 4-2로 앞서 나갔다. 냉정한 플레이와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압박했고, 다급해진 더크워스는 평정심을 잃은 듯 자신의 플레이를 펴지 못하면서 명암이 갈렸다.

1m80인 권순우는 머리 하나 더 큰 유럽형 선수들과 싸우기 위해 ‘뛰는’ 테니스를 구사한다. 투어 데뷔 이래 백핸드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렸고, 포핸드 스트로크의 스피드도 뛰어나다. 이날 ATP 방송 해설진은 “권순우가 빠른 발과 차분함으로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아직 24살의 나이이기에 발전 가능성도 크다. 올해 6월 영국에서 열린 바이킹 인터내셔널(총상금 54만7천265유로) 4강에 이어 투어 우승을 차지하면서 자신감은 더 커졌다. 지난 3월 자신의 개인 최고 랭킹 69위도 뛰어 넘으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권순우는 시상식장에서 결승전 상대인 더크워스에 격려를 보냈고, 대회 조직위원회 등에 감사를 표하면서 다시 한번 활짝 웃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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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가 우승패를 들고 있다. ATP 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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