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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퀸스갬빗’, 대사 딱 한줄에 60억원 소송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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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체스 여왕, “남성과 붙어본 적 없다” 대사에 “내 인생 모욕”

조선일보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퀸스 갬빗'의 한 장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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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체스 천재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퀸스 갬빗’이 실존하는 체스 여왕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17일(현지 시각) BBC, 뉴욕타임즈 등에 따르면 조지아 국적의 전 여성 체스 선수 노나 가프린다슈빌리(80)는 지난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연방 법원에 드라마 퀸스 갬빗을 상대로 500만 달러(약 59억원)에 달하는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가프린다슈빌리 측이 문제 삼은 것은 드라마의 한 대사이다. 퀸스 갬빗 마지막 회에서 여주인공은 당시 소련의 남성 세계 챔피언과 대결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 한 등장인물이 가프린다슈빌리를 “한 번도 남성과 붙어본 적이 없는 여성 선수”라고 설명했다.

해당 대사에 대해 가프린다슈빌리의 변호인은 “수백만 명의 대중들 앞에서 거짓을 퍼뜨리고, 그녀의 업적을 훼손하고 비하했다”며 “성차별적이고 모욕적”이라고 밝혔다. 가프린다슈빌리 또한 “(이 대사는) 마치 중요하지 않다는 것처럼 내 인생 전체에 줄을 그어 지웠다”고 말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드라마 시대 배경인 1968년까지 가프린다슈빌리는 최소 59명의 남성 선수와 대결했고 그들 중 10명은 체스 그랜드마스터였다. 그는 13살에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해 체스 그랜드마스터에 오른 최초의 여성 선수다. 17일 가디언에 따르면 1968년 국제대회에 유일한 여성 선수로 출전한 그는 남성 7명을 이긴 후 3위에 올랐다. 1977년 대회에선 남성 9명을 이겨 공동 1위를 차지해 그랜드마스터가 됐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가프린다슈빌리와 그의 경력에 대해 존경을 표한다”면서도 “이 주장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며 (우리 입장을) 강력하게 변호할 것”이라 밝혔다.

드라마 퀸스 갬빗은 미국 작가 월터 테비스가 1983년에 쓴 소설을 원작으로, 1960년대 남성의 전유물이던 체스 경기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여성이 뛰어들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내용이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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