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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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불이 켜졌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한국인 첫 ML 다승왕.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의 일본인 첫 ML 홈런왕. 7월 말까지만 해도 목표를 향해 순항하던 두 한·일 야구 괴물들이 늦더위에 휘청거리고 있다.
7월 30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류현진은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류현진 10승 5패, 콜 10승 6패. 평균자책점도 3.26-3.11로 간발의 차였다. 14일 현재 류현진은 13-14로 다승에서 한 발 뒤졌고, 평균자책점에선 4.11-2.78로 한 참 떨어졌다.
8월 이후 류현진은 8경기에 나와 3승 3패로 오락가락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6.48. 게릿 콜의 경우 5경기서 4승(1패)을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1.27. 콜과의 사이 영상 경쟁은 어려워졌고 다승 레이스 역시 불안하다.
오타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타니는 7월 말까지 37개로 홈런 선두를 달렸다. 추격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는 33개에 그치고 있었다. 오타니는 6월 대포 13개를 몰아치며 강력 파워를 자랑했다.
그러나 8월 5개, 9월 2개로 엔진이 급격히 식어갔다. 그 사이 게레로는 12개를 몰아쳤다. 14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서 6회 솔로 홈런을 터트려 마침내 오타니를 한 개차로 추월했다. 잘 나가던 두 한·일 괴물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역시 체력이다. 메이저리그서 뛰는 아시아인 선수들은 세 가지 낯선 환경과 싸워야 한다. 첫 째는 시차다. 미국 대륙 동부와 서부에는 3시간의 시차가 있다. 별것 아니 게 보이지만 종종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는다.
홈런 레이스에서 역전 당한 오타니 쇼헤이.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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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 번이 아니고 시즌 내내 되풀이 되다 보면 피로감이 누적된다. 둘 째 선수 대기실 식당의 메뉴다. 아시아인 선수를 위한 식단은 없다. 전부 현지 선수 위주다. 홈경기서는 그나마 따로 준비할 수 있지만 원정에선 함께 먹어야 한다.
잘 먹지 못하면 잘 뛸 수 없다. 스즈키 이치로의 경우 원정지마다 한국식당과 일본 식당을 정해 놓고 억지로라도 챙겨 먹었다. 셋째는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심리적 외로움이다. 박찬호는 데뷔 초기 늘 혼밥을 먹었다.
백인 따로, 흑인 따로, 남미 선수 따로 식사를 하다 보니 어느 쪽에도 어울릴 수 없어서다. 시즌 내내 이런 생활이 되풀이 되면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이다. 시즌 종반 개인 타이틀이나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걸려 강행군을 하다보면 점점 힘에 부치게 된다.
체력의 차이가 얼마나 내용에 영향을 주는 지는 류현진의 등판 간격에 따른 부침을 보면 알 수 있다. 류현진은 올해 12번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내) 경기를 펼쳤다. 그 가운데 절반인 6차례는 5일 휴식 후 나온 경기였다.
최고의 피칭을 보인 5월 19일 보스턴 전이 그랬다. 5일 휴식 후 나와 7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무사사구에 탈삼진만 7개. 그 밖에 4일 휴식 후 4차례, 6일 한 차례, 10일을 쉰 후인 7월 19일 텍사스전서도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자랑했다.
5실점 이상을 기록한 망가진 경기는 반대였다. 5차례 가운데 4차례 4일 휴식 경기였다. 한 번은 6일 휴식. 메이저리그 감독들은 특별대우를 꺼린다. 한 투수만 5일을 쉬게 해주면 나머지 투수들이 불만을 갖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 극복해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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