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탈레반 아프간에 1조 지원하기로… “인권존중 필요”

13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대사가 스위스에서 열린 UN회의에 참석한 모습./AFP 연합뉴스

이슬람 무장 세력 탈레반이 다시 장악한 후 열악한 상황의 아프가니스탄을 위해 국제사회가 1조여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각) 유엔 주최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아프간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한 고위급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미국과 독일 등 국제사회는 10억 달러(약 1조175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유엔과 산하 기관을 통해 6400만달러(약752억원)를 추가로 내겠다고 약속했다. 독일은 아프간과 이웃 국가에 5억 유로(약 6918억원)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날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회의에 참석한 고위급 관리들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어떻게 통치하느냐에 따라 미래 지원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영상 메시지에서 “인도주의적 기구들의 운영권, 소수 민족·여성·소녀들에 대한 처우와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탈레반의 구두·서면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말로는 충분하지 않고 행동을 봐야 한다. 국제 사회는 이 메시지에서 같은 의견이다”고 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 역시 탈레반의 인권 존중 수준이 “새로운 아프간 정부에 대해 우리가 관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번 회의를 주재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개막 연설에서 아프간 사람들을 구호하기 위해 연말까지 6억600만달러(약 7120억원)가 긴급하게 필요하다며 국제 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오늘날 아프간인 3명 중 1명은 다음 식사를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모르고, 빈곤율 역시 급증하고 있으며 기본적인 사회 서비스는 붕괴 직전이다”고 했다. 여기에 극심한 가뭄, 식량 고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아프간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선 유엔 중앙긴급대응기금에서 2000만달러(약 235억원)를 할당했다고 전했다.

[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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