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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인터풋볼 'A-현장메모'

[A-현장메모] 손흥민의 말이 옳았다...더 교묘해진 침대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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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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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수원] 김대식 기자 = 경기장에서 체감한 침대축구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었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이라크전에서 무승부를 거뒀던 대표팀은 2차전에서 승리를 가져오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레바논전을 앞두고 가장 큰 화두는 '침대축구'였다. 그 시작은 손흥민의 발언부터였다. 손흥민은 지난 이라크전이 끝난 뒤 "경기 결과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잘못해서 골을 넣지 못했지만 계속 시간을 끌고 이러면 축구의 발전이 없다. 축구 팬으로서 아쉽다"며 강하게 시간 지연 행위를 비판했다.

손흥민과 함께 경기를 뛰었던 황의조 또한 "(손)흥민이와 같은 생각이다. 골킥이나 프리킥, 스로인이 상대방이 시간을 지연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손흥민의 주장에 동의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라크는 시간 지연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등장했고, 당시 손흥민의 말을 들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도 "손흥민은 좋은 주장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발언은 동의할 수 없을 거 같다"며 반박했다.

레바논도 당연히 시간 지연하는 행위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상상 이상이었다. 노골적인 시간 지연 행위를 떠나서 더욱 교묘하게 시간을 끄는 행동이 여러 차례 나왔다. 선수들이 왜 시간 지연에 대한 불만을 호소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장면이 2번 있었다.

황의조가 예시로 들었던 스로인에서 첫 상황이 나왔다. 전반 초반 스로인을 맡았던 레바논 선수는 라인 밖에 공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가만히 서서 공이 없다는 제스처를 심판에게 보냈다. 조금만 걸어가면 공을 잡을 수 있는 위치였는데도 말이다. 경기장에 노골적으로 눕지는 않았다고 해도 명백한 시간 지연 행위였다.

두 번째 장면은 전반 33분에 나왔다. 별다른 충돌없이 쓰러진 왈리드 슈르는 심각한 고통을 호소했다. 의료진의 빠른 조치에도 불구하고, 들것까지 호출했다. 부상인 것처럼 보였으나 들것이 라인 밖을 벗어나자마자 슈르는 바로 일어나서 심판에게 경기장에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외에도 골키퍼 모스타마 마타르의 노골적인 시간 지연 행위 등이 자주 나왔다.

하지만 침대축구도 후반 15분까지였다. 권창훈의 선제골이 터지자 레바논 선수들은 더 이상 시간 지연 행위를 할 수 없었다. 전반전에 일어났으면 넘어졌을 몸싸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완전히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이번 경기는 침대축구에는 선제골이 답이라는 걸 알려주는 또 하나의 예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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