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도쿄패럴림픽] 올림픽 양궁처럼…짜릿한 보치아 9연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월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새 역사를 썼다.

한국 보치아는 강했다.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 최예진(30·충남직장운동경기부), 김한수(29·경기도)로 구성된 한국 보치아 페어(2인조·BC3) 대표팀은 지난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개최국 일본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5년 전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낸 세 선수는 5년 만에 메달 색을 금빛으로 바꿨다. 문재인 대통령은 SNS를 통해 “최고의 호흡과 기량으로 역사를 새로 썼다”고 격려했다.

숱한 악재를 이겨냈다. 대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노영진(28·광주광역시)이 건강 악화로 급히 귀국하는 등 예상치 못한 일을 겪었다.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감과도 싸워야했다. 개인전과 단체전에선 선수들이 연이어 탈락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임광택 감독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선수들이 마음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중압감도 너무 컸다”면서 “노영진이 조기 귀국한 뒤 ‘왜 이렇게 안 좋은 일이 벌어질까’ 오만가지 걱정을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스포츠월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치아는 종종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와 비교된다. 1988년 서울 대회에서부터 이번 대회에 이르기까지 무려 9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다. 33년간 정상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다. 보치아는 ‘공을 굴리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왔다.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과 운동성 장애인이 참가하는 경기다. 페어의 경우 두 명이 한 팀을 이뤄 엔드(총 4엔드)별로 흰 표적구에 자신의 공(빨간 공이나 파란 공 6개)을 보낸다. 상대보다 표적구에 공을 가깝게 붙이면 득점한다.

끝이 아니다. 3년 뒤엔 파리패럴림픽이 열린다. 기세를 이어가야 한다.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속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던 만큼 다음 대회 역시 기대가 크다. 팀이 하나로 똘똘 뭉쳤던 부분도 인상적이다. 조기 귀국 후 수술대에 올랐던 노영진도 파리 에펠탑에서 만세를 부르겠다고 했다는 후문이다. 임광택 감독은 “일단은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농담을 던지며 “파리에선 10연속 금메달에 도전해야 한다. 지금은 생각하지 않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도쿄패럴림픽 사진공동취재단/ 보치아 국가대표가 페어 결승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도쿄패럴림픽공동취재단,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