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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여성 인권 보장하라” 목숨걸고 시위나선 아프간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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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 헤라트에서 2일(현지시각) 여성들이 자신의 딸이 학교에 갈 수만 있다면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 착용도 받아들이겠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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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다시 잡았다. 탈레반은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했으나 집단구타, 성폭력, 살해 등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아프간 여성들은 성차별적 폭력을 반대한다며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섰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은 2일(현지시각) 아프간 중서부 헤라트에서 수십 명의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여성 인권을 보장하라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두려워 하지말라. 우리는 함께다”, “여성의 지원 없이는 어떤 정부도 안정적이지 못할 것”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여성에게 교육과 노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안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여성들은 헤라트 주지사 집무실을 향해 행진하다가 탈레반 대원들과 대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위 참가자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여성의 권리를 지켜달라. 새 정부에 여성도 참여시켜 달라. 지난 20년간의 진전이 퇴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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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아프가니스탄 헤라트 시내에서 벌어진 아프간 여성 시위대중 한명이 탈레반 대원과 이야기 하고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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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주최자인 사비라 타헤리(31)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점령한 이후) 2주 동안 집안에 머물며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며 “충분하다. 이제 침묵을 깨야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 점령 후 여성들이 일터와 학교에서 쫓겨나 집에 머물러야만 했던 사실이 화가 났다. 친구들과 함께 주변에 연락을 해 시위를 예고했다”며 이렇게 많은 참가자들이 모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사전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시위라며 시위대에게 해산 후 복귀할 것을 명령했으나 여성들은 거리에 남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타헤리는 “두려웠지만 그래도 가장 앞줄에 서겠다고 했다”며 “탈레반 대원들은 우리(여성시위대)를 거리에서 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놀란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아 보였다”고 했다.

한편 탈레반은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를 수장으로 한 새 정부 체제를 공개할 예정이다. 탈레반 측은 주요 보직에 아프간 정부 출신 인사가 포함될지는 불분명하며, 여성 또한 배제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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