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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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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발렌시아 올가미' 드디어 벗어나나…커리어 중대기로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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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페인 라 리가 발렌시아와 이별이 다가온 이강인. 출처 | 발렌시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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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한국 축구의 ‘골든보이’ 이강인(20)이 마침내 ‘발렌시아 올가미’에서 벗어날 것인가.

스페인 라 리가 발렌시아에 몸담으며 원하는 만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애를 태우던 이강인이 새 둥지로 옮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발렌시아 구단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바야돌리드의 브라질 공격수 마르쿠스 안드레 영입을 발표했다. 2026년 6월30일까지 5년 장기 계약이다. 라 리가는 각 팀당 유럽연합(EU) 국적이 아닌 선수를 최대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발렌시아는 이미 이강인을 비롯해 막시 고메스(우루과이), 수비수 오마르 알데레테(파라과이)까지 비EU 선수 3명을 보유하고 있다. 안드레가 합류하면 1명은 팀을 떠나야 한다는 얘기다.

고메스는 주력 공격수이고 알데레테는 올 시즌 임대 신분으로 팀에 합류했다. 오래전부터 발렌시아와 재계약을 거부하며 타 팀 이적을 도모해온 이강인이 떠날 가능성이 높다. 아닐 무르티 발렌시아 회장도 스페인 ‘엘 데스 마르케’지와 인터뷰에서 “이강인이 떠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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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라 리가 발렌시아와 이별이 다가온 이강인. 출처 | 발렌시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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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타 팀으로 이적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타 리그 주요 클럽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그가 가장 바라는 건 라 리가 잔류다. 발렌시아에서 충분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만큼 타 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라나다에서 이강인에게 관심이 있다는 얘기가 돌았으나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레알 마요르카가 유력 행선지로 떠올랐다. 스페인 매체 ‘수페르 데포르테’에 따르면 루이스 가르시아 마요르카 감독이 이강인의 재능에 관심을 두고 있고 구단에 직접 영입을 요청했다. 그간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원하는 팀과 협상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책정한 이적료 1000만 유로(약 137억 원)를 고수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마요르카는 우선 임대로라도 이강인을 원하는 모양새다. 비EU 쿼터 문제로 이강인을 정리해야 하는 발렌시아로서는 여름 이적시장 마감(라 리가는 내달 2일까지)을 앞두고 특별한 제안을 받지 못하면 마요르카의 임대 요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가르시아 감독은 앞서 ‘일본 축구 기대주’ 구보 다케후사를 임대로 활용하면서 아시아 선수 특유의 성실함과 축구 지능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이 마요르카로 이적한다면 ‘한일 축구의 미래’가 한 팀에서 뛰게 된다. 둘은 유스 때부터 스페인에서 성장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친 사이다. 모두 전방과 2선 지역을 두루 뛰는 만큼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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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U-20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했을 이강인의 모습.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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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축구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하는 등 어릴 때부터 재능을 뽐낸 이강인은 만 10세였던 2010년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해 화제를 일으켰다. 그리고 2018년 10월 만 17세 253일,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로 유럽 프로축구 데뷔전을 치렀다. 또 이듬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월반’해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고 MVP격인 골든볼을 수상하는 등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그러나 성인 무대는 이강인이 바라던 현실과 달랐다. 선발보다 교체로 뛰는 시간이 길었고 주요 대회에서는 벤치만 달궜다. 그는 발렌시아에서 지난 세 시즌 동안 공식전 62경기(3골4도움)를 뛰었는데 선발 출장은 28회에 불과했다.

이강인은 여름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발렌시아 탈출’을 시도했는데 구단과 코치진의 희망 고문으로 번번이 잔류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번엔 일찌감치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지금이 성인 무대에서 자리잡는 데 중대한 시기라고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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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대표에서 승승장구하던 이강인은 최근 도쿄올림픽(U-24)에도 월반해 출전했으나 다소 겉돌면서 주전으로 뛰지 못했다. 다음달 국내에서 열리는 A대표팀의 월드컵 최종 예선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확실한 재능’을 인정받는 것 만으로는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는 얘기다. ‘뛰면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하면서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배경이다.

이적시장 마감까지 일주일이 남았다. 이강인이 바라는대로 발렌시아와의 11년 인연을 정리하고 새 둥지에 안착할 수 있을지 축구 팬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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