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수도권 4단계 거리두기 2주 연장
식당·카페 영업시간 오후 10시→9시로 단축
21일 국회의사당 앞서 '게릴라성' 걷기 시위
'줄폐업'에 점포 철거비 지원 신청도 두 배↑
자영업 비대위 “정부 규탄 차량 시위 나설 것”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소상공인걷기운동(가칭)’ 자영업자들이 21일 오후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걷기 시위’를 펼치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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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는 상복을 연상케 하는 검은색 옷을 입은 자영업자 2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인당 간격을 2m가량 띄운 채 국회 앞 도로를 걸으며 정부에 항의 의사를 표했다. 이들은 정부와 협상을 이어왔던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와 별개의 자영업자들로, 4단계 연장안이 발표된 20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중심으로 1000명이 넘게 모였다.
경찰은 참가자들의 출입을 막고자 국회 정문으로 이어지는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를 폐쇄했다. 행인의 신원을 확인하면서 곳곳에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참가자는 “자영업자들이 자발적으로 걷기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모임에 강제성도 없고, 대표도 없다”며 “이날 비가 많이 와서 못 온 사장님들이 많았는데 앞으로 더 많이 모여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우리 입장을 호소할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자영업자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실효성 없는 대책으로 자영업자 고통만 더욱 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바를 운영하는 나모씨는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주로 30~40대가 많은데,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접종자가 있다고 해서 손님이 늘어날 확률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용산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도 “가게 특성상 오후 8시나 돼야 손님이 하나둘씩 찾아오는데, 오후 9시 영업제한이면 백신 인센티브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세가 지속함에 따라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유지를 발표한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의 한 음식점에 ‘거리두기 4단계’ 후 영업을 재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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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한 달 이상 지속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매출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지난 9~15일 서울 지역 자영업 사업장의 야간(오후 6시~익일 오전 6시)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야간 매출이 40% 이상 감소한 곳도 11개구나 됐다.
정부가 폐업 자영업자에게 지원하는 ‘폐업 철거비 지원사업’ 신청도 덩달아 폭증하는 추세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자영업 폐업 점포 철거비 지원 신청은 1만2128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신청 건수(5962건)의 두 배를 넘어선 수치다. 정부는 200만원 한도로 자영업자에게 폐업 철거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자영업 단체는 대규모 투쟁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헌법상 기본권인 재산권 제한을 당하면서도 손실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자영업자에게 이번 조치는 정부가 자영업자를 더 이상 국민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조치를 강행할 경우 전국 단위 정부 규탄 차량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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