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수도권 4단계 거리두기 2주 연장
식당·카페 영업시간 오후 10시→9시로
‘백신 인센티브’ 허용했지만 “실효성 의문”
'줄폐업'에 점포 철거비 지원 신청도 두 배↑
자영업 비대위 “정부 규탄 차량 시위 나설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세가 지속함에 따라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유지를 발표한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의 한 음식점에 ‘거리두기 4단계’ 후 영업을 재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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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저녁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언제까지 자영업자만 희생해야 합니까.”(서울 관악구 음식점주 A씨)
정부가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를 2주 더 연장하고 식당·카페 영업제한 시간을 오후 9시로 앞당기자 자영업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이미 장기간 이어진 4단계 거리두기 조치로 폐업 직전까지 내몰린 이들은 정부에 근본적인 방역조치 전환을 촉구하며 대정부 투쟁까지 예고했다.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 조치가 내달 5일까지 2주 연장된다.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는 지역의 음식점·카페 영업시간은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한 시간 단축된다. 다만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 2인 제한과 관련해서는 식당·카페에 한해 백신 접종 완료자 2인을 포함한 4인 모임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다수 자영업자들은 이 같은 정부의 방역조치 지침에 “실효성 없는 대책으로 자영업자 고통만 더욱 키울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바를 운영하는 나 모씨는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주로 30~40대가 많은데,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접종자가 있다고 해서 손님이 늘어날 확률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용산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김 모씨도 “가게 특성상 오후 8시나 돼야 손님이 하나둘씩 찾아오는데, 오후 9시 영업제한이면 백신 인센티브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상점 간판이 제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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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한 달 이상 지속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매출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지난 9~15일 서울 지역 자영업 사업장의 야간(오후 6시~익일 오전 6시)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25개구 가운데서 야간 매출이 40% 이상 감소한 곳도 11개구나 됐다.
정부가 폐업 자영업자에게 지원하는 ‘폐업 철거비 지원사업’ 신청도 덩달아 폭증하는 추세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자영업 폐업 점포 철거비 지원 신청은 1만2128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신청 건수(5962건)의 두 배를 넘어선 수치다. 정부는 200만원 한도로 자영업자에게 폐업 철거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일부 자영업 단체는 정부의 방역조치에 불만을 제기하며 대규모 투쟁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입장문에서 “집합금지와 집합제한 등 헌법상 기본권인 재산권 제한을 당하면서도 손실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자영업자에게 오후 9시 영업제한이라는 더욱 강한 규제를 검토한다는 것은 정부가 자영업자를 더 이상 국민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책임을 자영업자에게 전가해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및 오후 9시 영업제한, 비수도권 3단계 조치를 강행할 경우 전국 단위 정부 규탄 차량 시위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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