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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中 '3자녀 허용' 법개정했지만···“인구절벽 못 막아, GDP 10% 투입해야”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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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한 가족법 개정에 회의론 커져

투자 증가로 육아 관련 시장 성장 기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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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1가정당 자녀를 3명까지 낳을 수 있는 법 개정을 완료하면서 중국에서 육아 관련 시장이 커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관영 매체에서는 적정 인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총생산(GDP)의 10%인 약 10조위안(약 1,700조원)를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21일 관영 신화통신·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의 형식상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인구·계획생육법(이하 가족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2015년 수정된 기존 가족법에서 ‘국가는 한 부부가 두 명의 자녀를 낳는 것을 장려한다’는 내용이 이번에 ‘국가는 적령기 결혼과 출산, 우생우육(優生優育)을 장려하고 한 부부는 세 명의 자녀를 낳을 수 있다’고 바뀌었다.

중국에서 출산율 하락과 고령화에 따라 인구감소를 의미하는 인구절벽이 임박해지면서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지난 5월 가족법 개정안을 확정했는데 이날 전인대는 이를 그대로 통과시킨 것이다. 중국은 지난 1979년 이른바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하며 엄격한 ‘1가정 1자녀’ 정책을 유지하다 2016년부터는 ‘1가정 2자녀’로 완화했다. 이번에 3자녀까지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가족법도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했다. 앞서 이미 중국 정부는 네번째 자녀를 출산시에도 벌금을 부과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 가족법에서는 네째 이상에 대한 언급 없이 ‘셋째만 낳을 수 있다’에 멈춘 것이다. 루제화 베이징대 사회학과 교수는 “출산율 저하로 세번째 자녀의 합법화를 내놓았지만 산아제한 정책의 완전한 해체는 아닌 듯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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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출산을 더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해서 실제 출산 ‘행위’가 더 발생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중국 내외에서 많지 않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산둥성 지난시의 6월부터 진행된 조사에서 도시 가정의 4.3%만 세번째 아이를 갖고 싶다고 답했다. 농촌 가정의 11.2%는 세번째 아이를 원한다고 조사됐다.

이조차도 아주 낙관적인 전망에 속한다. 글로벌타임스 조차도 “이번 정책은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를 반전시키지는 못하고 다만 늦출 수 있을 뿐”이라는 전문가 언급을 전했다.

중국의 출생인구는 매년 급격히 줄고 있는데 지난해 1,200만명에 그쳤다. 현재 연간 사망인구는 대략 1,000만명 선을 기록중이다. 지난해 출생인구 감소율이 전년대비 18%였던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로 인한 결혼과 출산 감소 충격이 본격화되는 올해나 늦어도 내년에서는 총인구 감소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내 관변 학자들도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조치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량젠장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출산율을 일본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도 GDP의 2%, 현 인구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합계출산율 2.1명을 위해서는 GDP의 10%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지난해 여성당 합계출산율은 1.3명이었다. 올해는 훨씬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량 교수는 “지금까지 중국의 저축과 투자의 대부분은 도로와 철도, 공장 등을 건설하는데 쓰였지만 이미 지역들에서 이의 필요성이 사라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가족들의 자녀 양육 부담을 줄이는데 이 돈이 사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중국 쓰촨성 남부 판즈화시는 두번째 아이와 세번째 아이에게 아기당 월 500위안(약 9만원)의 보조금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출산시 직접 보조금이 지급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런저핑 헝다연구소 소장은 “1선도시(베이징 등 거대도시)는 셋째 자녀에 월 3,000~5,000위안을 지급해야 한다”며 “더 이상 기다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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