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인근 상가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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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정부에서 재난지원금 신청하라고 해놓고는 뒷통수 맞은 느낌이에요.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줄여놓으면 누가 고깃집와서 밥먹겠어요. 점심장사 시간을 앞당겨보고 저희도 할 수 있는 거 다 해보고 있어요. 진짜 한 팀 한 팀에 목숨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요. 근데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한다고 코로나19(COVID-19)가 잡히나요."(서울 노원구 고깃집 대표 하모씨(50대))
20일 머니투데이와 만난 서울 종로·노원구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현행 유지결정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방역당국은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음 달 5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수도권에선 특히 영업제한 시간이 기존 오후 10시에서 9시로 단축됐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자를 포함하면 4인까지 가능하다.
점심시간이었지만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 식당에는 손님을 받지 못한 점포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문을 아예 열지 않거나 휴점 안내문을 내걸어 둔 곳도 있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이다보니 점심시간 정신없이 분주해야할 점주와 종업원들도 활기를 잃었다. 서울 종로에서 한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40대)는 현황을 묻는 기자에게 "보이는 그대로"라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소상공인들은 특히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지금보다 1시간 더 짧아진데 대해 '자영업자에겐 사형선고'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영업시간이 단축되면서 외식을 하는 고객이 더욱 줄어들고 소비도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녁식사를 주로 판매하는 치킨점포 A관계자는 "어차피 손님이 없을 거 같아서 아예 문을 닫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건 자영업자는 죽으라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이 결정된 20일 서울 노원구 내 상점 전경./사진=구단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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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주요상권인 서울 지하철 4·7호선 노원역 인근 상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20석 규모 커피점을 운영하는 30대 대표는 "아무리 배달이나 포장판매(테이크아웃)로 돌린다고 해도 상황은 괜찮은 게 아니다"라며 "오후 9시만 되면 집에 들어가 있는 다는 얘기다. 아예 먹으러 나오질 않고 소비자체가 줄어든다"고 토로했다.
백신접종자에 대한 예외적용도 현장에선 확인이 어렵고 실효성도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예외를 적용하더라도 외식 수요 자체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QR코드와 백신접종 여부까지 확인·운영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노원구에 위치한 한 커피숍 관계자는 "백신을 맞지 않았더라도 사실 손님이 얘기하는 데로 믿을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어려워서 대안도 없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로나19 확진자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또 다시 제기됐다. 당초 방역당국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하면서 소위 '짧고 굵게'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확진자는 좀처럼 줄지않고 있어서다. 소상공인 20여개 업종단체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사망률 중심으로 방역지침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은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따른 손실보상과 재난지원금 등 적절한 보상을 촉구했다. 소공연은"언제까지일지도 모를 영업제한을 길고 굵게 겪으며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라며 "두 달째 장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소상공인들은 없을 것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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