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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의정부, 김민경 기자] "우리는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그게 스포츠의 본질이다."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의 말이다. 삼성화재는 16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A조 조별리그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20-25, 14-25, 20-25)으로 완패했다. 지난 14일 OK금융그룹전 0-3 패배에 이어 대회 2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다. 삼성화재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탈락을 확정했다.
대회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지난달 삼성화재 선수 한 명이 방역수칙을 위반한 저녁 모임에 참석한 여파로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 사실을 모른채 팀에 합류해 일을 키웠다. 삼성화재 선수단 18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2주 넘게 팀이 마비됐다.
삼성화재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컵대회에 참가했다. 훈련을 하지 못하기도 했고,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선수들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기도 했지만, 포기해선 안 된다는 선수단의 의지가 강했다.
대회 첫날보다는 많은 선수 16명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가용 인원은 한정적이었다. 고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이 좋아진 선수는 없다. 컨디션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꾸준한 훈련과 몸 관리로 컨디션 관리를 해야 하는데, 갑자기 2주 넘게 훈련을 못하다가 2~3일 훈련하고 컨디션이 좋길 바라선 안 된다. 선수들한테도 괜히 욕심을 내다가 부상으로 이어지면 정규시즌에 문제가 생기니까. 그렇다고 포기하자는 게 아니라,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있다. 그 이상 무리한 요구를 하지는 않으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대회 결과가 희망적이지 않더라도 스포츠의 본질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 감독은 "컨디션이 안 좋고, 경기를 졌다고 해서 나라를 잃는 것은 아니지 않나. 우리는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그게 스포츠의 본질이다. 다 1등을 할 수는 없다. 요즘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말도 있고, 아름다운 패자라는 말도 나오듯이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삼성화재는 1세트부터 3세트까지 모두 초반에는 한국전력과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뒷심 부족으로 세트 중반부터 한국전력에 흐름을 내주면서 더는 쫓아가지 못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1세트에는 부상 선수 2명이 연달아 나오는 변수도 생겼다. 리베로 신동광이 오른쪽 발목을 다쳐 백광현이 들어갔는데, 백광현은 이날 팀에 복귀해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라서 바로 구자혁과 교체됐다. 이후 라이트 정수용이 발목을 다치면서 이하늘을 투입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여러 악재 속에서 삼성화재는 끝내 기적을 만들진 못했지만, 고 감독이 강조한 스포츠의 본질을 지키려는 노력은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이하늘이 팀 내 최다인 13득점을 기록하며 분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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