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원 대동하고 번화가 산책…시민과 밀착해 기념사진
누리꾼 비판 쏟아져…일본 정부 "입국 후 보름 지났다"
도쿄 도심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는 바흐 |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도쿄올림픽을 위해 일본에 특례 입국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대회 종료 후 도쿄(東京) 도심을 활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해 보건 당국이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당부하는 가운데 바흐 회장이 관계자의 수행을 받으며 나들이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바흐 회장이 전날 도쿄 주오구(中央區)의 상업지구인 긴자(銀座)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포착됐다.
올림픽을 위해 일본에 왔던 선수들에게는 이런 행동이 인정되지 않으며 도쿄타워를 관광하러 갔다가 참가 자격을 박탈당한 사례도 있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트위터에도 바흐가 시내를 활보하는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바흐가 시민들과 밀착해 포즈를 취할 때 '도쿄 2020'이라고 적힌 옷을 입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로 보이는 인물이 사진을 찍는 모습이나 바흐 근처에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양복 차림의 체격 큰 남성이 서 있는 모습이 사진에서 확인된다.
도쿄올림픽 폐회사 하는 바흐 IOC 위원장 |
트위터에는 "선수는 관광하게 하지 않았으면서 (자신은) 평생 한 번이니 긴자에 가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바흐의 의중을 추정하는 글이 올라왔으며 "날계란을 던지지 못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대회 관계자는 입국 후 14일간은 행동 범위가 제한되고 대중교통을 사용하지 않는 것 등이 플레이북(방역규범집)에 정해져 있다. 한편 입국 후 15일을 넘긴 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바흐의 외출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표명했다.
바흐는 지난달 8일 입국했다.
플레이북 저촉 여부와 별개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당국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외출하지 말라고 하는 상황에서 바흐 위원장이 나돌아다니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일본 올림픽 담당상은 바흐의 외출에 대해 "불요불급(不要不急)한지는 본인이 제대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주니치(中日)스포츠가 전했다.
이에 대해 렌호(蓮舫) 입헌민주당 대표 대행은 "지금 사람이 늘어나는 번화가를 걷고 있는 분들은 모두 불요불급을 본인이 판단하고 있는 것이 되며 정부가 외출 자제를 호소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된다"면서 "바흐 회장을 지키는 것이 올림픽 담당상의 일은 아니다"라고 트위터에 글을 썼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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