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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신기록 세운 류현진 바라기… ‘멘토’ 난타에 같이 눈치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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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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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토론토의 투수 최고 유망주는 오랜 기간 네이트 피어슨의 차지였다. 토론토는 100마일(161㎞)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이 투수가 류현진(34)의 에이스 자리를 이양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급격한 제구난에 결국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마이너리그에서의 조정 기간 또한 생각보다는 길어졌다. 그 사이 류현진의 ‘후계자’로 치고 나간 선수는 우완 알렉 마노아(23)다. 2019년 토론토의 1라운드(전체 11순위) 지명을 받은 마노아는 꾸준한 상승세를 그리더니 자신의 기량이 메이저리그(MLB) 레벨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마노아는 ‘류현진 바라기’이기도 하다. 마노아는 류현진을 따라다니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캐나다 스포츠네트워크 ‘TSN’과 인터뷰에서 “나는 그저 가능한 많은 것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고, 류현진은 내게 훌륭한 롤모델이다”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마노아는 류현진의 집까지 찾아가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류현진을 보고 배우자는 토론토 젊은 투수들의 움직임은 2020년 첫해 스프링트레이닝 때부터 이어졌다. 류현진의 불펜 피칭이 끝나자마자 적지 않은 선수들이 류현진을 찾아가 그의 그립과 던지는 감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류현진도 100%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성심성의껏 후배들을 지도했다. 마노아도 그중 하나가 된 셈이다.

그런 마노아는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남을 진기록을 썼다. 지난 5월 28일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서 6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이라는 뛰어난 성적과 함께 MLB 데뷔를 마친 마노아는 올 시즌 총 10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다. 그는 10경기에서 52⅓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2.58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피안타율은 0.180,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도 1.01로 대단히 뛰어나다.

더 놀라운 건 이 루키가 일관성과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노아는 데뷔전부터 가장 마지막 등판이었던 8월 7일 보스턴전(5이닝 4피안타 2실점)까지 모든 등판에서 4피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MLB에 데뷔한 루키가 데뷔전부터 선발 10경기 연속 4피안타 이하를 기록한 건 마노아가 역사상 처음이다. 오프너들이 이 기록을 수립한 적은 있지만 그들은 정통 선발이 아니었다.

성적이 좋아지자 유쾌한 성격인 마노아의 얼굴에도 신이 났다. 그런데 9일은 달랐다. 그의 멘토인 류현진이 선발 등판했으나 3⅔이닝 동안 10개의 안타를 맞으며 고개를 숙였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강판 뒤 잠시 자리를 비웠고, 다시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이후에는 다소 아쉬운 표정으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류현진을 격려했고, 이후로는 에이스가 이 경기를 차분하게 복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언제나 그랬듯 류현진 옆자리에 위치한 마노아 또한 이날은 유독 류현진과 대화나 스킨십을 자제했다. 평소 류현진이 잘 던진 날이나 경기가 없는 날에는 말을 많이 거는 편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9일 보스턴전 부진은, 역설적으로 류현진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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