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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근대 5종, 동물 복지 침해 이어 '운빨' 논란 ..."말 뽑기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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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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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한 독일 여자 선수에서 시작된 논란이 근대 5종의 규칙과 동물 복지 등 여러 가지 이슈로 떠올랐다.

아니카 슐로이는 지난 6일 2020 일본 올림픽 여자 근대 5종 경기에 출전해서 적잖은 곤혹을 치뤘다. 그는 수영과 펜싱에서 선두를 달렸으나 승마에서 봉변을 당해 실격 처리됐다.

근대5종 승마는 무작위 추첨으로 선수가 타는 말이 정해진다. 선수들은 출발 전 20분 정도 주어지는 짧은 시간에 말과 교감을 나누고 길들어야 한다.

문제는 말의 성질이 천차만별이라는 것. 얌전하고 경쟁섬이 뛰어난 말이 있다면 반대로 반항심이 넘치는 말도 있다. 특히 여자 기수에게 유독 반항적인 말이 있다고도 알려졌다.

이날 슐로이에게 배정된 말은 세인트보이. 20여분의 짧은 시간 동안 슐로이는 세인트보이를 제대로 길들이지 못하고 경기에 나서야만 했다.

자연스럽게 세인트보이는 슐로이의 명령을 거부하며 장애물을 넘지 못했다. 4년여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게 생긴 슐로이는 세인트보이 위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이때 독일 여자 근대 5종의 코치였던 킴 라이즈너는 세인트보이의 엉덩이를 주먹으로 터치한 다음 슐로이에게 "채찍을 들어"라고 소리쳤다.

해당 장면이 SNS에 퍼지며 라이즈너 코치가 세인트보이의 '동물권'을 침해했다는 여론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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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근대5종경기연맹(UIPM)은 라이즈너 코치에게 블랙 카드로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했다. 하지만 이는 동물권 논란이 아닌 경기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다.

UIPM의 규정상 근대 5종 승마에서 기수를 제외한 어떤 사람도 말에 신체적 접속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알폰스 호어만 독일 올림픽대표팀장은 "규칙이 현실적으로 변해야 한다. 동물의 복지와 공정한 경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이번 근대 5종 경기는 규칙의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면서 "이번 대회에 제공된 말 들의 편차가 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슐로이를 제외하고 다른 선수들도 말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일랜드의 나탈리아 코일도 승마 전까지 4위였으나 말을 잘못 만나 19위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팬들 역시 동물 보호 문제를 넘어서 근대 5종 규칙 종목의 규칙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기자 재키 헐리는 "말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종목이 어딨냐"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팬은 "근대 5종의 메달은 펜싱 실력도 수영도 달리기, 사격 모두 중요하지 않다. 오직 두리틀 박사(동물과 이야기하는 영화 인물)이어야 한다"라고 조롱했다.

다른 팬 역시 "사실 근대 5종 종목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래도 30여분 만에 스포츠의 규칙이 완전히 잘못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비판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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