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헛발질…‘약속’ 깨진 8회말 [Tokyo 2020]

한국 야구 대표팀, 일본에 2 대 5 패

[경향신문]

여기가 아닌데 대표팀 투수 고우석(왼쪽)이 4일 일본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야구 준결승 일본전 8회말 2사에서 베이스 커버에 실패하며 일본 타자 주자 곤도가 세이프되고 있다. 연합뉴스

강백호·김현수 적시타로 2 대 2 팽팽한 경기 이어가다
8회 병살타성 타구 고우석 1루 못 밟아 맞은 위기 ‘실점’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 이겨야 대회 2연속 금메달 희망

한국 야구 대표팀이 4일 일본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2-5로 졌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디펜딩 챔피언’ 한국 대표팀은 5일 오후 7시에 열리는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서 이겨야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스몰볼의 일본에 강공으로 맞선 대표팀은 막판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일본 특유의 세밀한 스몰볼에 당했다. 대표팀으로서는 경기 막판 세밀한 플레이가 부족했다.

일본은 각 팀의 중심타선을 맡는 강타자로 타선을 꾸렸음에도 기회가 오면 어김없이 번트를 댔다. 일본 대표팀을 이끄는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무사에 주자가 나가면 번트로 기회를 만들었다. 3회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에서도 9번 포수 가이 다구야에게 번트 작전을 냈다. 초구, 2구에 번트를 실패한 뒤에도 3구째 다시 번트 동작을 지시할 정도로 주자의 진루에 집중했다. 가이가 번트 대신 슬래시로 전환하며 툭 건드린 공이 1·2간을 빠지며 무사 1·2루 기회로 이어졌다. 대표팀으로서는 불운이었다.

이나바 감독은 무사 1·2루가 되자 1번 야마다 데쓰토에게도 번트를 지시했다. 야마다는 야쿠르트를 대표하는 강타자이자 2019년 프리미어12 결승에서 양현종으로부터 3점홈런을 날린 주인공이었다. 야마다의 희생번트와 2번 사카모토 하야토의 희생뜬공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나바 감독은 2회에도 야마다가 고영표로부터 우중간 2루타를 때리자 또다시 2번 사카모토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사카모토는 초구와 2구 때 고영표의 현란한 공에 번트를 실패한 뒤 중견수 깊숙한 뜬공으로 2루주자를 3루로 보냈다. 3번 요시다 마사타카의 타구는 전진 수비를 하고 있던 대표팀 내야진 가운데를 빠져나가며 2점째로 이어졌다.

일본의 지독한 스몰볼에 한국 대표팀은 ‘강공’으로 대응했다.

0-2로 끌려가던 대표팀은 6회 선두타자 박해민이 좌전 안타에 이어 상대 수비의 빈틈을 노린 허슬플레이로 2루까지 갔고, 2번 강백호가 일본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주무기 포크볼을 따라가 걷어올리며 적시타를 만들었다. 프리미어12 때 야마모토에게 3구 삼진을 당해 설욕을 노리던 이정후 역시 끈질긴 승부 속 포크볼을 받아쳐 우중간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이어갔다. 양의지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김현수가 중전안타로 동점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6회 1사에 올라온 조상우가 1.1이닝을 틀어막은 뒤 8회 고우석 등판 때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다. 1사 1루에서 병살타성 타구 때 고우석의 1루 커버가 실수로 이어져 위기를 맞았다. 고우석은 여유가 있었음에도 왼발로 미처 1루 베이스를 찾지 못했다. 이어 폭투와 자동 고의4구,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를 맞았고 야마다에게 3타점짜리 좌중간 싹쓸이 2루타를 맞으며 무너졌다. 2번째 타석에서 희생번트를 댔던 야마다는 5회와 8회 2루타를 터뜨리며 일본 타선을 이끌었다.

대표팀으로서는 1회 1사 2·3루, 6회 무사 1·3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양의지 타석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요코하마 |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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