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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고공행진 빅테크기업에도 반도체 부족 '어두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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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제조사들 "반도체 공급부족 지속…2023년 돼야 개선될 것"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빅테크 기업들에도 반도체 공급 부족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으며, 이런 반도체 공급 부족은 2023년이 돼야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합뉴스

차량용 반도체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미국 IT전문매체 '더버지'(The Verge)와 'PC게이머' 등은 3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테슬라, AMD, 인텔 등 2분기에 기록적인 수익을 올린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 등 부품 부족을 이전 또는 향후 분기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꼽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장-마크 체리는 반도체 공급이 결국은 정상을 회복하겠지만 2023년 상반기 이전까지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12 흥행에 힘입어 2분기(애플 자체 기준 3분기)에 작년 동기의 2배에 육박하는 217억4천만 달러(25조원)의 순익을 기록했고, 매출도 36% 증가한 814억1천만 달러(94조원)로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팀 쿡 CEO는 이런 호실적에도 부품 공급 제약이 애플 제품 라인업의 가장 중요하고 수익성이 높은 아이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디스플레이 전원이나 오디오 등에 필요한 범용 칩 부족이 우려되며 이런 공급 제약이 아이패드 등 다른 제품은 물론 아이폰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분기(자체 기준 4분기) 순익이 164억6천만 달러(19조원)로 46%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클라우드 매출도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공급망 제약으로 인해 윈도 OEM 매출이 오히려 3% 감소했다고 밝혔다.

2분기 매출 63조6천700억원, 영업이익 12조5천700억원의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달성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과 계절적 구매 사이클이 겹치면서 휴대전화 부문의 전반적인 수요와 수익이 전분기보다 감소한 것이 부담되고 있다고 더버지는 진단했다.

테슬라 같은 다른 회사들은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해 더 과감한 조처를 하고 있다. 테슬라는 확보 가능한 칩을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펌웨어까지 개발했지만, 일론 머스크 CEO는 에어백과 안전벨트용 칩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세계 칩 부족이 여전히 심각하다"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사들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펫 겔싱어 인텔 CEO는 "반도체 업계가 수요를 완전히 따라잡는 데 1~2년이 더 걸릴 것"이라며 공급부족이 2023년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자사 프로세서에 대한 높은 수요에도 칩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ST마이크로의 체리 CEO는 "내년도 주문량이 이미 생산 능력을 초과했고, 반도체 업계는 대체로 공급 부족이 최소한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에 서서히 공급망이 회복되기 시작해 2023년 상반기는 돼야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MD의 리사 수 CEO는 이들보다는 낙관적인 견해를 내놨다. 그는 올해 연말까지 공급에 여유가 없겠지만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면서 "올해 말, 그리고 내년으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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