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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육상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이 오늘(2일) 일본 도쿄 올림픽 선수촌 미디어빌리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리스트 못지않게 밝은 표정으로 한국기록을 깬 소감을 밝혔습니다.
우상혁은 "어제는 매우 행복하고 즐겁게 뛰었다"며 "선수촌에 돌아온 뒤 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봤는데, 아직도 꿈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젯밤엔 대회가 끝난 기념으로 그동안 못 먹었던 라면을 먹었다. 아주 매운 짬뽕 라면으로"라고 밝혔습니다.
우상혁은 어제(1일)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 35를 넘어 4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선수 최초의 육상 트랙&필드 메달 획득 신기원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한국 기록을 경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작성했습니다.
우상혁은 "올림픽을 즐기자는 생각으로 임했던 게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감정이 예민해서 선수촌 방에만 있었다"며 "나중에 돌아보니 사진도 없고 추억도 없더라. 전 세계 대축제를 즐기지 못하고 왔다는 점에서 후회스럽고 창피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선 후회 없이 대회를 즐기고 싶었다"라며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외국 선수들과 배지를 교환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즐겼다"고 말했습니다.
우상혁은 경기에서도 '즐기는 마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는 "힙(hip·세련됨을 일컫는 신조어)하게 '점프 하이어(더 높게 점프)', '투써리파이브 (뛰어야 하는 높이 2m35를 영어로 표현)' 같은 단어를 혼자 떠들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고 말했습니다.
경기 후엔 경기장에 남아 남자 100m 결승 경기를 옆에서 '직관'하며 올림픽 경기를 제대로 즐기기도 했습니다.
우상혁은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일약 스타 선수로 도약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을 만합니다.
그는 3위 선수와 단 2㎝ 차이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습니다.
현재 군인 신분인 우상혁은 메달을 땄다면 대체 복무 혜택을 받고 곧바로 전역할 수 있었지만 다시 군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는 '솔직히 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 않나'라는 질문에 "내 개인 기록인 2m 33과 한국 기록인 2m 35를 뛰고 2m 37, 2m 39에도 도전했다"라며 "도전을 안 했다면 후회가 남았겠지만, 도전을 했기 때문에 후회와 아쉬움은 전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과를 빨리 인정하면 행복도 빨리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올림픽 3등과 4등의 차이처럼 성공과 실패의 경계에서 아쉽게 실패를 겪은 많은 사람에게 한마디 해달라'라는 질문엔 "난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겪으며 여기까지 왔다"라며 "긍정적으로 도전하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다. 쿨(cool)하게 떨쳐버리고 다시 도전하면 즐거움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상혁은 다음 목표도 공개했습니다.
그는 "높이뛰기 선수로서 자기 키의 50cm 이상 높이를 뛰는 것은 매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예전부터 내 평생의 목표를 2m 38로 잡았다. 이제 꿈의 기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전연남 기자(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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